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실험용 경수로 1기를 건설하고 있다고 미국립핵연구소장을 지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13일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헥커 박사는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북한을 방문해 경수로 건설 사실을 전해 들었으며 경수로의 발전용량은 25~30MW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제 막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면서 완성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북한과 한·미·일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 (협상 국면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한 싱크탱크는 지난 9월 말 영변 핵시설 주변을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북한이 이 지역에 건물을 짓거나 굴착공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달 초 북한을 방문했던 찰스 프리처드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도 건물 건설 움직임을 확인했지만, 핵개발과 관련된 건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노동신문을 통해 “자위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며, 100% 우리의 원료와 기술에 의거한 경수로가 힘차게 돌아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그동안 경수로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시위용이라고 본다”며 “협상에서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려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