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망하던 힐의 대화제의 왜 외면했나

북한이 그동안 간절히 원해오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지난 5∼10일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만날 것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 등 미국의 이른바 금융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으며 이를 위해 북미 양자대화를 촉구해 왔다.

특히 북한은 힐 차관보와의 만남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북한은 김계관 부상이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자리에서 힐 차관보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표시하고 6월1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힐 차관보를 평양으로 공식 초청할 정도로 그와의 만남을 강력히 추진했다.

하지만 미국의 외면으로 이같은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자 북한은 결국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미국을 양자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같은 흐름에 비춰본다면 북한은 당연히 힐 차관보의 대화 제의를 반겼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힐 차관보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데는 뭔가 다른 계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선 북한이 힐 차관보와의 대화를 통해서는 금융제재 해제에 대한 실익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힐 차관보가 김 부상에게 대화를 제의하면서 어떤 의제를 제시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만남이라는 점에서 금융제재 해제보다는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무게가 실려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금융제재 해제가 주이슈가 아닌 북미 양자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얻을 것이 별로 없는 북미 양자대화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미국에게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양자대화에 나섰지만 북한은 6자회담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명분과 함께 제재의 정당성만 부여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제재 당사자인 미국과의 직접 대화보다는 중국을 통한 설득이라는 우회로를 택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임박설과 맥이 닿아있는 해석이다.

한편에서는 북한의 대화 거절이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핵실험 등 이른바 ‘보다 강경한 물리적 조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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