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일 ‘국정원 해체’ 시위 전하지만 주민들은…

1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6면.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사진이 실렸다. 신문은 ‘정보원의 개혁을 주장’이라는 글을 통해 민주당이 국가정보원의 해체를 주장하며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에게 대남 비판 의식을 심어주고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매일 같이 한국 내 반정부 시위 등 비판 여론을 전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당의 노선과 정책을 해설하고 이를 따를 것을 강요한다. 특히 신문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우상화와 이를 전 주민이 철저히 숭배해야 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갖도록 대남 비난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노동신문은 통상 1면과 2면은 주로 김정은 일가와 관련한 소식을 싣고 3면과 4면에는 국가 행사 및 경제·문화 소식, 5면은 주로 대남 비난글이 실린다. 6면에도 사진과 함께 남한 소식을 전하는 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5일자 노동신문 5면에도 10개 이상의 글중 5개가 대남 비난성 글이었다.


최근에는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한국 비판 여론을 연일 전하고 있다. 신문은 “남조선에서 정보원을 해체하지 않고서는 인민들의 참다운 자유도 민주주의도 누릴 수 없으며 북남관계 개선도,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도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이러한 대남 비판 글들이 식량난이 심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이후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난의 행군 이후 주민들의 체제 불신이 커진데다 노동신문 등이 전하는 사진이나 소식이 한국 사회를 알려주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대남 비난을 지속하고 있지만 일반주민 뿐 아니라 간부·지식인들은 이러한 대남 비난 선전이 거짓이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제가 파탄나면서 노동신문 등에 소개되는 한국의 소식은 주요 관심사가 됐다. 체제 비판 시위를 하는 한국 주민들의 옷차림이 북한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보고 놀라기도 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서 체제 비판은 곧 정치범수용소 행(行)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체제뿐 아니라 최고지도자인 대통령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비판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체제 비판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에 대해 한국 사회가, 즉 민주주의 사회가 어떤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노원구에 살고 있는 한 탈북자는 “노동신문에 실린 남조선(남한) 소식에서 주민들이 정부를 반대해 시위를 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여러 주민들은 ‘우리가 (남한 주민들처럼) 저렇게 나라를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면 지금쯤 아무도 모르는 곳에 끌려갔을 것’이라는 말들을 자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신문을 보면서 ‘남조선서 시위가 계속된다는 것은 시위자들을 잡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주변의 친구들도 ‘정부를 반대하는 시위를 보면서 남조선이 우리와 다른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남한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 주민들이 말을 못할 뿐이지 남한사회의 경제성장에 대해서 암암리에 전해지고 있다”면서 “상당수 많은 사람들에게 남한경제의 발전상이 알려지고 있는 만큼 북한 김정은 체제의 선전이 거짓이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주민들에 대한 북한의 대남비난 선전이 오히려 남한 사회의 발전상을 보여줘 그들에게 간접적으로 남한을 알 게 해준 역효과를 미치는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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