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이은 탈북자 기자회견 왜? “민심 호도용”

북한 당국이 재입북한 탈북자를 앞세워 대남(對南)비난 이벤트를 잇달아 벌이고 나선 것은 남측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 체제 결속을 위한 조치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류 등 외부 정보 유입에 따라 남한 동경 심리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북한은 19일 탈북자 전영철 씨가 남측 정보기관과 미국, 탈북자 단체의 지시를 받고 김일성 동상 파괴를 감행하려고 했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공개했다. 전 씨가 접촉했던 탈북자 대표와 정보기관원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정보기관원이 “4월15일에 거사를 단행하게 되면 태양절 100돌 경축분위기를 흐려놓을 수 있고 민심도 흉흉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폭파사건이 철저히 공화국 내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일에도 박인숙 씨가 남한 국정원의 유인에 걸려 끌려갔다가 경제난에 따라 자진 입북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공개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김 씨가 김정은의 은덕으로 잘 살고 있다는 보도를 계속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20여 일만에 두 차례나 재입북한 탈북자의 기자회견이라는 이벤트를 벌이고 나선 것은 탈북자 문제가 미치는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인 북한정보센터 소장은 “외부정보 유입에 따라 남한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민심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 약화에 따라 탈북자를 내세워 민심호도에 나선 것”이라고 했고,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탈북자 카드를 이용해 남한이 지속적으로 북한 체제를 음해하고 있다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한에 입국했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경우가 기존에도 상당수 있었지만 이제야 기자회견이라는 이벤트를 벌이고 나선 것은 김정은 체제 출범에 따른 내부 결속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정치적 부담은 김정은의 본격 등장 이후 탈북자에 대한 통제와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에서 반증된다.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감시와 북·중 국경에 대한 통제도 더욱 심화됐다.


또한 탈북이 남한 당국의 유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체제 혼란을 목적으로 한 테러범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정보를 왜곡한 것은 남한 당국의 비인도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유 선임연구원은 “정보를 왜곡해 남한 정부의 비열함을 선동하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최근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UCC를 통해 ‘조사과정에서 심한 구타를 당했다’ ‘남조선 괴뢰패당의 유인으로 끌려갔다’ 등의 내용을 유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씨는 현재 전국을 돌며 탈북을 후회하는 강연에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 당국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부 정보 유입은 이제 통제 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기자회견에 동원된 박 씨의 경우도 오히려 남한에서 편하게 생활했다가 북한 당국의 협박으로 입국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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