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 `신고 결단’ 내릴까…美 압박 강화

북핵 10.3합의의 시한으로 설정한 올해도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미국의 압박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 만족할만한 대답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캐나다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지금 매우 중대한 국면(crucial step)에 처해 있으며 북한이 정확한 핵신고를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스 장관은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이 현재 북한을 방문 중임을 상기시킨 뒤 “시시각각 보고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김 과장이 북측과 중요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논의’의 내용에 대해 북핵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과거 핵활동의 궤적을 파악할 수 있는 완전하고도 충분한 신고를 하면 ▲약속한대로 테러지원국 해제 등 안보적 조치 외에도 과감한 경제.에너지 지원과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으며 ▲북미 관계정상화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고의 주요 항목에는 물론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에 대한 ’증거에 입각한 해명’이 포함돼있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은 지금 많은 것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거나 “무엇보다 북한이 2단계 핵폐기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여러 혜택들을 누릴 수 있으려면 정말로 정확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성 김 과장은 북한 외무성 및 원자력총국 관리들과의 회담에서 ’신고’ 문제의 협의와 관련, 일부 진전을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교착점들이 있다는 보고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부시 대통령의 ’친서’ 전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UEP 문제 등과 관련해 여전히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1일 “북한은 과거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과감한 시인과 사과를 했지만 일이 오히려 꼬여버린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아마도 북한이 UEP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 친서를 전달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 이어 성 김 한국과장이 연이어 북한에 체류하면서 북한의 핵심당국자들과 ’깊은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 변화’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이날 거듭 북한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 것도 미국의 협상의지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성 김 과장을 통해 그동안 준비해온 ’핵 프로그램 신고서’의 초안을 제시할 경우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고서 안에 북한이 어떤 항목을 포함시켰는 지에 따라 전체 6자회담의 흐름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미국의 요구 수준을 충족한다면 신고서 제출을 계기로 연말 연시라도 6자 수석대표회담 등이 열리고 이른바 비핵화 3단계에 해당되는 내년 이후 핵 폐기 이행계획 등을 논의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끝내 북한이 ’없는 것을 어떻게 있다고 시인하느냐’는 입장에서 크게 후퇴하지 않을 경우 라이스 장관의 말대로 ’매우 중대한 국면’으로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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