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료봉 인출ㆍ재처리 어떻게 되나

북한측이 이 달부터 3개월간 영변 5MW 원자로의 핵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과정과 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연료봉 재처리 의사는 최근 방북했던 미 국제정책연구소 샐리그 해리슨이 “북한측은 이달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 3개월 간 계속할 것”이라고 전한 데 이어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도 재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분명해졌다.

아직 연료봉 인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인출에서 재처리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3개월간 인출의 의미= 영변 흑연감속로가 모델로 삼은 영국의 ‘칼더홀’(Calder Hall) 가스냉각식 원자로는 연료봉 교체주기가 2∼3년이지만 영변처럼 재가동 기간이 2년이 넘었다고 해서 연료봉을 몽땅 갈아치우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즉, 정상가동 조건에서는 2년 경과시 3분의 1 내지 절반 정도를 교체한다는 것.

또 교체주기나 교체량은 출력을 비롯한 원자로의 운전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3개월이라는 교체작업기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의 강정민 박사는 “연료봉은 한 번에 뺄 수 없고 보통 두 달이 넘어야 6천∼8천개를 꺼낼 수 있다”면서 “3개월 간 꺼내겠다고 한 것은 결국 8천개를 모두 빼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해석은 한성렬 대사가 18일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고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폐연료봉을 재처리할 계획이라고 유에스에이투데이에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자로의 가동 중단만 기정사실화됐을 뿐 인출작업에 들어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냉각기와 재처리= 연료봉을 빼냈다고 해서 바로 재처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변 원자로의 경우 인출한 연료봉을 보통 한 달 이상은 수조에 넣어 방사능 수치를 낮추고 열도 식히는 냉각기를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냉각기를 거치면 인근에 있는 방사화학실험실로 옮겨야 재처리가 가능하다.

여기서 관심사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능력. 이는 북한이 지난 해 1월 영변 핵시설로 미국의 방문단을 데려가 자신들의 능력을 설명한 대목에 자세히 나온다.

당시 방문단으로 영변을 찾았던 미 로스 앨러모스 핵연구소장 출신의 헤커 박사는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측은 방사화학실험실 시설능력이 하루 6시간씩 4교대로 폐연료봉 375kg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측은 또 정상적인 가동조건에서 1년에 110t의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1994년 북ㆍ미 제네바 합의 이후 수조에 보관하던 8천개의 폐연료봉을 2003년 1월 중순부터 2003년 6월 말까지 재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기존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 완료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고 재처리 능력 주장 역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런 북한측 주장대로라면 이번에 연료봉을 모두 빼내더라도 6개월 내에 재처리를 끝낼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폐연료봉 8천개의 무게는 50t 정도이기 때문이다.
강정민 박사는 북한이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량과 관련, “1년에 6∼7kg을 축적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영변과 같은 형의 원자료의 가동률이 보통 70∼80% 정도이고 출력도 100%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 5kg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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