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기했던 철도회담 개최 제의 배경

북한이 22~23일 개성에서 갖기로 당초 예정됐던 철도협력분과위원회 회의의 연기를 제안한 지 나흘 만에 회담을 갖자고 통보해 옴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연초이고 준비할 사항이 있어 좀 미루자’며 회담의 무기 연기를 우리 측에 통보했던 북은 25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돌연 ’29~30일 회담을 갖자’고 제안해왔다.

◇연기 나흘만에 회담개최 제안 배경 = 북측이 회담 연기를 제안했을 당시만 해도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의 활동을 통해 차츰 가시화하고 있는 새 정부의 대북 정책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었다.

인수위 측이 2007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 중 철도.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은 비핵화 진전과 연계해 타당성을 분석한 후 추진할 사업으로 보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또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구체화되기까지 좀 더 상황을 관망하자는 차원의 ‘일시적 회담 유보’였다는 분석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북측의 회담 개최 제안 배경에 대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뒤로 밀린 만큼 준비할 사항이 있었다는 북측 설명 외에 달리 해석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일부 관계자도 “25일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열차 운행 등 문제가 논의된 만큼 그 결과를 본 뒤에 철도분과위 회의를 갖는 식으로 북측 내부에서 일의 순서를 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실무적 이유 외에 다른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 철도.도로 개보수 등이 시급한 사업이지만 새 정부의 ‘타당성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는 점, 정권 교체기 남측 당국자들에게 결정권이 없다는 점 등을 잘 알 것”이라며 “잡혀있는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후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데 대한 책임이 자신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만큼 ‘일단 회담에는 나가자’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철도회담의 경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회담이라기보다는 실무적인 회담인 만큼 일단 참석함으로써 남측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겠고 정상회담 합의사항이 남한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이행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제와 전망 = 남북은 대선 전인 지난달 초 경제협력공동위 회의에서 철도협력분과위 의제로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의 범위와 추진방향 ▲공동이용을 비롯한 실무적 문제 ▲베이징 올림픽 남북응원단의 열차이용을 위한 철도 긴급보수 문제 등을 규정했다.

하지만 철도.도로 등 SOC 관련 사업은 인수위 측이 ‘타당성 검토후 추진’ 대상으로 삼고 있는 터라 이번 회담에 나서는 남측 당국자들의 협상 재량권은 극히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남측은 베이징 올림픽 남북응원단의 열차 이용을 위한 철도 긴급보수 문제에 방점을 두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림픽 공동응원단 파견 같은 교류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인수위 측 입장이기에 그 사업과 직결되는 철도 긴급 보수는 정권 교체 후에도 진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이 그에 호응, 최소한의 합의라도 도출하자는 실무적 태도로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지난해 연말 대통령 선거 후 개최된 조선협력분과위 회의와 서해평화지대 회의 때처럼 남측이 당장 답을 줄 수 없는 원칙적인 문제를 거론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내놓는 한편으로 새 정부를 향한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치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측은 이번 회의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은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며 남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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