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공세’ 차단하며 ‘돈줄 옥죄기’ 나설 듯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20일 천안함 침몰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림에 따라 정부는 대북제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합조단 조사결과를 ‘날조’라고 규정하면서 제재시 전면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맞불’을 놓고, 동시에 ‘검열단 파견’ 카드를 제시하며 ‘남한 흔들기’에 나서 당분간 남북간 ‘힘겨루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북한의 맞대응 전략에 대해 대북전문가들은 “남측에 공을 넘기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또 한·미·일 등이 준비하고 있는 대북제재 흐름을 차단하고 나아가 남한 내 국론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고 봤다.



일단 정부는 북한의 ‘검열단 파견’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1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 후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검열단 파견’ 역공세에 파장이 분명하고 이미 북한의 ‘부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제전문가들을 조사단에 포함시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강조해 왔던 만큼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박정이 합조단 공동단장은 ‘검열단 제안’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남북이 현재 휴전상태임을 지적, “정전관리를 하기 위해 유엔사 정전위가 편성돼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건이 북한과 어떻게 연루됐냐는 정전위서 판단하고 판단결과를 갖고 북측에 통보하고 조치하는 것이 맞다”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도 ‘검열단 수용’에 따른 역풍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살해자가 직접 조사를 나서겠다는 것으로 조사결과를 분탕질하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며 수용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도 “남한의 국론 분열에 필요한 지원군을 얻기 위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명박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는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다른 대북 전문가도 “남한에 공을 넘기고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면서 “남한이 검열단을 받아드리지 않으면 남한 탓으로 돌려 시간을 벌고 국제사회에는 검열단을 보내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이미 북한 소행으로 결론내리고 외교·안보 부서를 중심으로 준비해왔던 대북제재 내용이 변화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현재 정부는 대응조치를 최종 점검 중이다. 정부는 직접적인 대북조치로 남북경협 최소화, 제주해협 북한 상선 통과 봉쇄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부는 북한 선박의 남한 영해 운항을 전면 금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남북해운합의가 발효된 4년 9개월 만에 파국을 맞게 된 것이다.



2005년 남북해운합의를 발표시킨 이후 북한이 제주해협을 통과해 동해와 서해를 오간 횟수는 편도 기준으로 올 4월 말까지 총 853회에 이른다. 북한 선박이 남한 영해를 지나지 못할 경우 20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제재효과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남북교역를 제한해 북한에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하는 조치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통일부는 남북교역 업체들에도 신규 투자 및 계약 체결·선불·지급·물품 반출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또 정부 부처에는 예산이 투입되는 대북사업을 잠정적으로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남북 반출·반입 승인대상 품목 및 승인절차에 관한 고시’ 개정을 통해 반출·입 승인 품목의 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뒤따라야 한다. 단호하게 원칙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밝히고 있는 인도적 지원외 모든 지원효과를 발휘하는 교류를 중단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최 소장도 “북한에게 현재 가장 고통스러운 조치는 경제적 조치”라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행동이 결국 손해로 귀결된다는 점을 느끼게 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순순히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다. 따라서 정부의 직접적 제재조치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별도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 내 ‘인질’ 가능성에 따른 신변안전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협 협의차 개성공단에 방북하겠다고 한 업체 37명의 방북 승인 요청도 승인하지 않았다. 정부의 신변안전을 유의 요청에 따라 개성공단은 1천여 명의 업체 관계자과 금강산관광지구 관리인원 10여명만이 체류 중인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면 개성공단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북한의 대응에 따라 전면중단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까지 정부가 천안함 대응조치와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과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반발해 육로통행 차단을 비롯해 ‘인질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미 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통행차단을 언급한 바 있어 조만간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선 조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송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될 경우에도 정부의 남북관계 운영이 문제가 아닌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뛰어든 이전 정부와 기업에 교훈을 주는 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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