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자축구 선수들 김정은 만나 통곡한 이유



▲최근 2013년 동아시아컵에서 우승한 여자 축구 선수들이 김정은을 만나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상단) 김정은이 2012년 8월 동부전선에 있는 인민군 제4302군부대 산하 ‘감나무 중대’를 방문하자 부대 여군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중간) 2012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소년단 창립 66돌 기념 음악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김정은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하단)/연합

2013년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북한 여자 대표팀 축구 선수들이 김정은을 만난 자리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폭풍’ 눈물을 터뜨렸다.

김정은은 선수와 감독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전승절에 우승해 인민들에게 승리의 신심을 안겼다고 치하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전했다. 선수들은 김정은 주위에 몰려들어 팔짱을 끼고 함께 걸으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은 김정은을 만난 감격을 표현하려고 했겠지만 정도가 지나쳐 마치 통곡하는 것처럼 비친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만나면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부여잡고 울고 만세를 외친다. 이러한 행동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그를 만나 졸도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신처럼 떠받들다보니 신을 만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진 탓이다.

북한은 눈물도 정치의 일환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주민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통곡해야 했다. 지도자가 죽었다고 전 국민이 울어야 하는 곳은 북한이 유일할 것이다. 울지 않으면 사상적 시비를 받게 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유치원생까지 동원해 울게 하면서 ‘아버지를 보내지 않으려는 어린이들’이라는 제목을 달아 방송에 내보냈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 후 애도기간에 데일리NK와 통화한 소식통들은 “방송에 나오는 모습과 달리 대다수 주민들은 덤덤하다. 애도 행사 때만 울면 된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정일 장례 차량이 평양 거리를 지날 때도 앞줄과 뒷줄의 반응은 달랐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때는 계속 울게 하는 바람에 탈진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그나마 애도기간에 비가 많이 와 주변 눈치를 덜 봤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은 김일성 사망 당시 일사병 증세로 졸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수령님의 서거에 너무도 충격을 받아 졸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발전소 현지지도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 강철민(가명) 씨는 “김정일 방문 며칠 전부터 건설 돌격대원들을 모아놓고 조를 나눠 연쇄적으로 만세 함성을 부르도록 연습을 하게 한다”면서 “자동차에서 내리면서 음악이 울리고 만세를 부르자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동해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강 씨는 “배급도 없다고 투덜거리다가도 지도자를 만나면 눈물을 흘리고 다시 돌아서서 당국을 비난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며 분위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흠모의 정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여자 축구선수들은 평소 고된 훈련을 하고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가 이를 격려해주니 감정이 복받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애도행사나 김정은이 참석하는 1호행사 때 따로 눈물을 흘리라고 지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눈치껏 행동하라는 주의는 준다. 이 ‘눈치’라는 것이 격한 감정반응을 보이라는 말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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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