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성 3명중 1명 ‘가정폭력’ 시달린다

▲15일 <서울대학교 통일학연구사업운영위원회> 주최로 열린 발표회 ⓒ데일리NK

북한 여성의 세 명중 한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혜란 교수는 <서울대학교 통일학연구사업운영위원회>가 ‘남북한 체제통합 과제와 정책 : 북한 여성과 정치, 복지, 사회의 변화’를 주제로 15일 오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발표회에서 탈북여성 2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 날 ‘북한여성의 여성문제 인식 및 복지서비스 욕구 : 탈북여성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고 “(북한에서) 가족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북한 여성들은 가정폭력에 대해 대체로 전통적인 사고를 하며, 가족 내에서 해결하거나 참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시 양천구, 노원구, 중랑구에 거주하는 202명의 탈북여성을 대상으로 2005년 9월~10월 사이에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원들이 가끔 너무 화가 나서 물건 등을 집어 던진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63.9%가 ‘있는 편이다’ 혹은 ‘매우 심하다’로 답했다.

남한보다 ‘가정폭력 발생률’ 높아

‘가족원들이 가끔 서로를 때린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33.7%의 응답자들이 ‘있는 편이다’ 혹은 ‘매우 심하다’라고 답했다. 즉, 북한의 3가구 가운데 한 가구에서는 신체 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으로는 대부분이 가족 내에서 해결하거나 참는 방법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조직의 도움을 받거나 법적 처벌을 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남한의 가정에서는 결혼 후부터 현재까지 배우자에 대한 신체적 폭력의 발생률이 24.1%, 즉 4가구 가운데 한 가구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북한의 가정폭력 발생률이 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조사 결과 북한이 남한보다 성폭력 발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사회에서 성폭력의 직접 혹은 간접 경험을 조사한 결과, 성폭력의 발생 유형은 성적 농담, 음흉한 눈길, 강제포옹이나 입맞춤, 원하지 않는 성관계 순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남한 여대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비교할 때, 북한 사회에서의 성폭력 발생률은 남한보다 높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은 가족폭력과는 달리 비교적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에 대해서는 적극적 대처

‘음흉한 눈길’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참는 비율이 가장 많았지만, 성적 농담에 대해서는 ‘무시 혹은 참는다’(48.2%)와 ‘직접 비난한다’(45.7%)의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강제 포옹이나 입맞춤에 대해서는 ‘직접 비난한다’(64.5%)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조직의 도움을 받는다’(13.0%)혹은 ‘법적 처벌을 구한다’(12.5%) 등 적극적인 대처의 비율도 4분의 1에 달했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에 대해서는 직접 비난하거나(42.9%), 법적 처벌을 구하거나(35.4%), 조직의 도움을 받는(14.6%)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답변이 높게 나타났다.

성차별에 대해서는 학교보다는 직장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성차별이 많은 것으로 생각했으며,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보다는 소극적인 대처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 발표자들은 “북한 사회는 법과 제도의 수준에서 남녀평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으나, 일상생활에서는 남성지배, 여성종속의 가부장제 질서가 여전히 지배적이다”고 입을 모았다.

또 “북한에서는 남성을 포함한 인구 전체가 엄청난 인권침해를 겪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차별적 상황에 관한 문제의식만을 따로 갖기 어렵다”며 북한여성문제 연구에 따르는 어려움을 지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