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건 개선에 새 경제개혁 시도 가능성”

북한이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것은 필연적인 추세이며 대외환경 개선 속에 경제개혁 가능성이 크다고 중국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의 김철(金哲.조선족) 비서장이 30일 주장했다.

김 비서장은 이날 오후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북한연구학회 국제학술회의 발표문에서 “사실상 북한은 이미 많은 시장경제 요소가 섞인 실용적인 경제조치들을 취했었고, 이는 북한의 개혁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개혁 의지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절대적으로 인정하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경제개혁은 체제전환적인 개혁이 필연적일 것이나, 현 단계에서는 체제 내의 개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제전환적 개혁’이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기본 틀 자체를 변경시키고 시장경제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인 데 비해 ‘체제 내 개혁’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기본 원칙이나 조직의 틀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요소의 도입을 통해 효율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비서장은 “근본적으로 경제문제가 해결돼야 ‘북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며 “오늘날 북한은 악화된 경제 상황이 체제안정을 위협하는 핵심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1998년 8월부터 내세운 ‘사회주의 강성대국’ 개념은 초기 ‘김정일 집권체제’의 권위를 세우고 주민을 단결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21세기 북한의 국가발전 전략목표”가 됐다면서 “이 변화 과정에서 경제의 지위가 끊임없이 높아지면서 경제발전은 국가의 중심과업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거듭 “북한은 줄곧 변화해 왔고, 변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개혁하는 데 필요한 외부 환경이었다”며 “외부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북한의 개혁도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규정한 데는 “최고지도자의 뜻”이 담겨 있고 올해를 ‘역사적 전환의 해’로 선언한 것은 “아주 심원한 의의”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후 북한의 변화 과정을 헌법 수정과 강성대국 건설이론이 발표된 ‘이론적 준비단계'(1998~2001), 7.1경제관리개선조치가 제시된 ‘시험적 실천단계'(2002~06), 일부 대외개방을 제한하고 계획경제로 회귀하는 ‘정책조절단계'(2006년말~07)로 구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7.1조치 후 ‘대중(對中) 광산 개방’에 나섰지만 중국기업의 참여가 부진해 큰 실리가 나지 않자 “광산개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고 김 비서장은 설명했다.

광산개방에 중국 기업이 많이 응하지 않은 원인은 ▲중국의 시장경제와 북한의 계획경제간 운영 및 사고방식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전력부족, 운수능력 등의 부족으로 인한 정상적인 생산의 어려움 ▲북한이 합영에 비해 합작을 장려하고 광산개발권 양도에 많은 조건을 붙이는 점 등이 꼽혔다.

김 비서장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광산개발의 실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광산개발에서 창출된 이익은 무역회사를 거치면서 북한의 중앙 재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전력.기술.설비사정으로 인해 가공없이 광물자원을 수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엔 대외 경제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물질 기반”이 없고 단일 항목에서 대규모 투자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개발지원식 경제협력”이 적합하다고 김 비서장은 말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도 핵문제와 북미관계 등 대외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북한이 경제건설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김 비서장은 지적하고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됨에 따라 경제발전을 위한 재차 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학술회의에는 이석 한국개발연구원 박사(‘2000년대 북한 경제의 특징과 설명 가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러시아와 북한: 상징적 동맹’)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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