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엘리트, 후계체제 아래서 충돌 가능성 있다 “

중국의 개혁개방과 한국의 성공을 목격한 북한 엘리트들은 북한의 과도기적인 후계체제 과정에서 북한의 변혁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광주 데일리엔케이 편집국장은 10일 (사)북한전략센터(소장 김광인)가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주최한 ‘김정일 이후 북한체제 변화와 엘리트들의 역할’ 주제의 학술세미나에서 김정일 이후 발생 가능한 후계구도를 4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부자(父子) 공동 권력행사 이후 후계자 단독 권력이 행사될 경우 김정일 측근 및 전문 그룹과 후계자 지지 그룹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국장은 또 ‘후계자+장성택 체제’의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후계자와 장성택은 김정일 시기 측근 및 전문 엘리트들을 중용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성택과 어린 후계자가 정치적 이견을 보일 경우 장성택과 측근 및 전문그룹 대(對) 후계자와 신진그룹이 대립,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 국장은 하지만 “김정일이 생존해 있을 시기 동안은 권력 내부 갈등이 북한체제에 충격을 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집단지도체제’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설사 집단지도체제가 될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 권력투쟁으로 북한체제가 조기에 붕괴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고, ‘후계구도가 모호한 상태에서 장기 불안정’의 경우는 “엘리트들의 역할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지만 체제안정이라는 동일한 목표가 공유되지 않고 상호간에 효과적인 그루핑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경우 체제붕괴와 엘리트들의 국외 탈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국장은 “현재 북한에서는 ‘엘리트 그룹’은 존재하지 않고 ‘개별 엘리트들’에 불과하다”며 “단기간 내 북한 엘리트들이 개혁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손 국장은 “구소련의 경우는 페레스트로이카 시기 지도그룹이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되면서 급진적인 시장화와 체제전환이 이루어졌고, 문화혁명 이후 중국은 덩샤오핑 등 문혁 피해자 그룹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면서 점진적 체제전환에 성공했지만, 북한의 엘리트들이 이같은 형태로 변화할지 현재로선 전망하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자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 이후 후계구도 안정화는 ‘시간과의 싸움’으로서, 김정일이 10년 이상 살면서 후계자의 권력을 보호하고 후계자와 공동통치할 경우 현 체제의 존속은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3대 세습이 지속될 경우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자녀들도 후계자와 마찬가지로 같은 특권, 특혜를 누리길 원하기 때문에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정일이 권력을 자기 아들에게 순순히 물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김정일이 5년 내 사망할 경우, 북한 체제는 변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