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에너지 셈법에 눈길

북한이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비핵화를 향한 초기 단계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요구하는 에너지량 계산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협상은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의 수위와 이에 연결되는 나머지 5개국의 에너지 지원량을 놓고 쉽게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물론 협상을 통해 북한의 요구량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 때문에 북한의 요구량은 구체성과 고정성을 띠지 못한 채 그 때 그 때 변화하고 에너지의 단위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은 나머지 5자를 향해 ‘우리가 이 만큼 행동할테니 얼마 줄 지를 결정해 달라’고 해 놓고서는 상대방이 에너지량을 제시하면 턱 없이 적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온갖 관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북한이 근거를 갖고 내놓은 요구량의 최대치를 보면 동결 대상 핵발전소와 애초 지으려 했던 핵발전소의 시설용량을 합친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합하면 모두 225만5천kW가 나온다.

동결했던 핵발전소는 영변의 5MW(5천kW) 흑연감속로와 공사중이던 영변의 50MW(5만kW) 원자로 및 태천의 200MW(20만kW) 원자로 등 3기다. 모두 합치면 총 25만5천kW의 시설용량이 나온다.

여기에 북한은 애초 자신들이 지으려던 200만kW 규모의 흑연감속로 건설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플루토늄 추출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100만kW급 경수로 2기를 유상 제공받기로 한 것을 이번에 다시 계산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9.19 공동성명에 나온 경수로 제공 논의와 별도인 것으로 보인다.

애초 자체계획을 실행했다면 이미 200만kW의 흑연감속로가 추가로 돌아갈 수 있었고 2003년까지 경수로를 지어준다는 제네바합의가 제대로 이행됐어도 이미 200만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에 대해 5개국은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제네바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짓던 금호지구 경수로 공사가 중단된 것은 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KEDO는 북한 책임을 물어 18억9천만달러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북한은 KEDO 경수로 중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제일 바빠진 것은 한국 대표단이다.

각 참가국의 의견을 받아서 이를 통해 북한의 초기조치와 5자의 상응조치에 대한 기본 초안을 만들어 북한과 조율하는 역할을 우리 대표단이 주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정부의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향후 에너지.경제 분야 워킹그룹을 맡을지도 모르는 상황도 감안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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