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에너지난 숨통 트이나

북한이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를 통해 중유 100만t 상당의 에너지를 공급받게 돼 고질적인 에너지난에 숨통이 트일 지 주목된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은 핵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받아들이는 대신 단계별로 중유 50만t과 전력 등 중유 100만t 상당의 에너지를 5개국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2단계 6자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가운데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맨 먼저 꼽았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에너지난 타개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북한이 ‘에너지 지원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 의지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에너지문제에 집착한 것은 식량난, 외화난과 함께 고질적인 에너지난이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통일부는 2004년 기준 북한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777만kW로 남한 5천996만kW의 13%인데다 전체 발전설비의 70% 정도가 낡아서 폐기하거나 보수를 해야 하는 실정이며, 전력 생산량(발전량)도 206억kWh로 남한 3천224억kWh의 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나마도 수력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61%로 남한(1.7%)에 비해 월등해 높은 비중을 차지해 강수량이 줄 경우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고 화력발전소는 석탄 채굴 장비 노후로 인한 석탄 공급 부족으로 역시 제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다.

북한은 또 사회주의권 몰락 이후 구 소련과 중국에서 도입해오던 원유도 급감했고 2002년12월 미국의 중유지원 중단 이후 ‘원조성’ 석유를 제공하는 중국과 일부 중동국가로 수입원이 제한됐으나 외화난으로 이마저도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원유 도입량이 1988년 320만t에서 2004∼2006년에는 3년 연속 52만∼53만t으로 떨어지며 에너지난이 가중돼 공장시설이나 철도 등 운송시설 등에도 직격탄으로 작용, 산업 전반에 ‘마비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또한 북한이 지난해 핵실험에 이어 올해는 공동사설(신년사)부터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해왔으나 바닥을 드러낸 에너지난 속에서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6자회담 내내 에너지문제에 매달려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합의로 가까스로 숨통을 트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핵 폐기를 위한 초기조치에 상응한 에너지 지원에 불과해 북한의 경제회생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승호 대외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북한의 무너진 산업생산 시스템을 되살리는데 이번 에너지관련 합의가 출발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식량난 속에서도 최소한(50만t 가량)의 원유수입을 위해 곡물 수입량을 줄일 정도로 심각한 에너지난에 숨통이 트인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일단 에너지 공급 합의가 북한의 심각한 에너지난에 ‘발등의 불’을 끄는 수준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의 경제를 회생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어서 앞으로 추가 협상 향배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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