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언어학자 “영어·한문 숭배사상 배격해야”

북한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인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의 정순기 교수가 “우리 민족어는 북과 남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 그 차이가 점점 더 커가고 있다”며 영어와 한문 숭배사상의 배격을 촉구했다.

조선언어학학회 부위원장이자 남북이 공동 편찬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인 정 교수는 9일 입수된 북한 잡지 ’문화어학습’(2007.3호) 기고문을 통해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 북과 남의 언어 자체에서나 우리말 사전편찬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생기게 됐다”며 남북한 언어 이질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우리 말의 민족적 특성을 고수하고 발전시키는 사업은..민족 주체의식을 좀먹는 사대주의와 민족허무주의, 영어와 한문숭배사상을 반대 배격할 때에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사업은 우리 민족어의 통일적 발전을 위한 거창한 민족사적 위업인 동시에 아름차고 방대한 사업”이라며 “편찬 사업은..우리 인민이 창조한 언어유산을 사전에 고착시키고 발전시키는 사업인 만큼 학술적인 측면에서만 아니라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난문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부터 본격화된 ’겨레말큰사전’ 편찬의 난제로 “한자어의 첫 머리에서 쓰이는 ’ㄹ’, ’ㄴ’의 표기”(두음법칙)를 비롯한 철자법과 띄어쓰기, 표준 발음법, 한자어 및 외래어 표기, 정치용어 뜻풀이, 사전편찬 체계 등의 차이를 꼽았다.

정 교수는 이어 “민족 고유어 유산은 우리 인민이 대를 두고 창조, 발전시킨 민족적 재부”라며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성원들은 그가 북에 있건 남에 있건 사전편찬에 자기의 지혜와 정력을 깡그리 쏟아부어 온 겨레의 기대에 훌륭히 보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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