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어떤 주장 내놓을까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되는 6자회담이 핵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내놓을 카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6자회담은 2005년 9.19공동성명 채택 이후 실시된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한발짝도 진전을 못했지만 이번에는 베를린 북.미 접촉을 통해 해결의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회담이 열려 핵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은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게는 체면이, 북한에게는 실리가 필요하다”며 이 두 측면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6자회담 진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번 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북핵문제 논의과정에서 북한은 실리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5일 “조선(북)은 조건이 성숙되는데 따라 영변의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감시를 허용할 수 있고 가동중지는 폐기를 전제로 한다는 입장을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조선은 현존 핵계획 포기에 들어가자면 경수로 제공과 그것이 완공될 때까지의 대체에너지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하게 주장해 왔다”고 덧붙였다.

조선신보의 보도를 토대로 할 때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조기이행조치'(Early Harvest)에 대한 대가로 중유 제공 등 대체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이행조치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는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도 이번 회담에서 ‘중유 제공문제’가 주요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회담에서는 에너지 지원을 요구하는 북한은 느긋한 입장인 반면 동결의 대가로 북한에 지원될 에너지 제공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북한을 제외한 여타 참가국들의 쟁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에너지 지원과 더불어 북한은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워킹그룹 등의 가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해 8월 “2005년 9월19일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핵계획 포기를, 미국은 평화공존을 공약했고 이 합의가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우리가)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며 공동성명 이득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동결이 폐기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폐기로 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또다른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신보도 이미 핵포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수로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최근 방북했던 조엘 위트 전 제네바 군축회담 대표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동결.사찰-에너지 지원’, ‘해체-경수로 제공’이라는 2단계 접근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등은 핵보유국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핵비확산조약(NPT) 조항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입장에서 경수로를 통한 안정적 전력공급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절박한 과제라는 점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북한은 경수로를 미국에 대한 신뢰여부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경수로 건설을 통해 북미간 신뢰가 공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핵폐기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19공동성명 체결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신뢰 조성의 물리적 담보인 경수로 제공이 없이는 우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억제력을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 지심깊이 뿌리박힌 천연바위처럼 굳어진 우리의 정정당당하고 일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중유라는 실리를, 미국은 동결에서 폐기로의 동시이행을 요구해 핵 프로그램의 신고조치라는 완화된 합의를 통해 체면을 세울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북미간 베를린 접촉에서의 합의에 토대한 진전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보다 중요하게 넘어야 할 과제는 경수로 문제”라며 “미국은 경수로를 ‘핵을 포기한 북한이 가질 수 있는 미래의 권리’ 정도로 생각하는 반면 북한은 당장의 대체에너지로 요구하고 있어 해결이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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