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형섭 내세워 ‘천안함 민심동요’ 차단 나섰나

북한이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천안함 침몰과 자신들이 무관함을 밝혀 주목된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는 과정에서 군부와 관련 없는 고위급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 부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당정치학교 교장, 당 직속의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 소장, 고등교육상,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및 비서국 비서,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일성방송대학 학장 등 군부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활동을 주로 담당해 왔다.


양 부의장은 17일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서 열린 ‘광주인민봉기'(5·18 민주화운동) 30돌 기념 보고회를 통해 “(남한 정부가)미국의 북침전쟁 도발 책동에 추종하여 초래된 괴뢰군 함선(천안함) 침몰 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정세를 대결의 최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북한은 지난 2008년 12.1조치, 최근 금강산지구 내 부동산 몰수·동결 등에 대해서 국방위원회 소속 장성이나 남북장성급회담 대표 명의로 조치했다. 직접적인 대남조치에 북한 군부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도 지난달 17일 조선중앙통신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자신들과 무관함을 강변했을 뿐이다. 북한 군이 직접 연관이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사안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양 부위원장의 발언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고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부 ‘민심동요’를 사전에 차단, 체제결속을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북한 군의 사기도 고려됐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내부적으로는 군이 아닌 최고인민회의 고위급 인사 등을 앞세워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조사결과 발표 후 남한과 국제사회의 대응조치를 지켜본 뒤 외무성 등을 내세워 해명과 동시에 ‘맞대응’ 의사를 밝히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에 따른 조치라는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천안함 관련 ‘역할분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실질적인 대응에는 군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이 양형섭을 선택한 것은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군의 사기가 올라가 있는 상황을 고려해 군과 관련 없는 인물을 내세운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은 국제사회와 남한을 구분해서 할 것”이라며 “남한이 유엔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제를 시도하게 되면 외무성이 나설 가능성이 높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개성공단, 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군이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위원은 “양형섭이 나선 것은 구체적 행동 이전단계로 봐야하고 구체적인 역할분담에 들어가게 되면 외무성과 군이 나서지만 초강경대응으로 갈 경우 국방위원회 이름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군부 출신이 천안함과 관련한 첫 발언을 했다고 해서 북한 내 역할분담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에 따라 군부는 군부대로 군사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