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자회담 ‘베이징 피하기’ 눈길

북한이 미국, 일본과 양자회담을 가지면서 잇달아 중국 베이징에서 벗어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일 관계정상화 워킹그룹의 장소는 북한이 제의했으며 이를 일본측에서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 1월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의 접촉을 독일의 베를린에서 가졌었다.

일단 하노이와 베를린에서 회담을 가진 표면적인 이유는 베트남과 독일 모두 북한과 수교를 해 대사관을 갖추고 있는 만큼 평양과 교신을 주고받으면서 훈령을 받기에 적절하다는 것.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6자회담을 중국 베이징에서 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다른 양자회담은 제3국에서 개최함으로써 중국의 정치.외교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하면서도 실험 2시간 전에 중국에 대해 실험 위치, 시간과 함께 규모가 4Kt 정도라는 세가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혈맹’으로 일컬어지는 양국관계로 미뤄볼 때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또 7월의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의 찬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결의안이 통과되자 최진수 중국 주재 대사를 비롯해 대사관 관계자들이 중국 외교부 청사로 몰려가 2시간 정도 대치를 하면서 항의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안으로 미뤄볼 때 중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일반적인 생각만큼 밀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중소분쟁을 거치면서 어느 한 나라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기는 식의 외교를 하지 않은 채 줄타기 외교를 해왔다”며 “북중관계를 상하관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고 북한은 중국에 많은 의지를 하면서도 외교적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해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외교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하고 미국과의 외교적 해법을 위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받아들이면서도 다양한 양자회담의 장소로 중국을 배제함으로써 양국관계의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7월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를 통해 전통적인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북한 고위관료들도 지난해 평양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일행에게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북중관계를 주로 연구해온 이영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힘을 과도하게 평가해선 안된다”며 “그동안 북한의 외교전략은 한 국가에 올인하기보다는 여러 나라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했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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