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앞날은‥6자회담 후 변화 시나리오

북핵사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놓고 관련국간 ‘샅바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 이후 북한의 미래를 예측하는 시나리오가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8일 서강대학교에서 이 학교 동아연구소가 개최한 학술대회의 주제발표를 통해 북핵사태 추이에 따른 북한의 변화 방향에 대한 4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먼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각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는 와중에 각국의 전의를 희석시키고 전열을 흩뜨리려는 전술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라며 “6자회담이 다시 열려도 아무런 결실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목적에 대해 “북한은 아마 핵무장을 위해 핵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것이나 핵무장에의 유혹이 강했던 만큼 그것을 팔려고 부르는 값은 협상용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 그동안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북핵협상이 지지부진한 동안 핵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됐고 북한이 ‘부르는 값’도 높아졌으나 이를 ‘사려는 측’은 값을 더 줄 의향이 전혀 없다”고 현 상황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며 향후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4가지로 제시했다.

첫번째 미국이 유엔결의 형식으로 국제적 명분까지 동원해 북한을 목조이고 미국의 뜻을 거스를 수 없는 중국이 사실상 제재에 동참해 김정일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그러면서 미-중의 후원 아래 등장할 새로운 정권은 핵을 포기함으로써 미-중의 환심을 사고 북한은 개혁개방으로 나간다는 것.

두번째 시나리오는 김 국방위원장이 외부 압력에 못 이기거나 외부에서 제공하는 당근에 이끌려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한다는 것. 이 경우 김정일은 내부 반발에 의해 실각하고 북한은 김정일을 몰아내고도 군부를 장악할 인물이 없어 군부는 물론 북한 사회가 대혼란에 빠진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북핵 관련 당사국들이 6자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권위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경우 군사적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제공한다. 북한은 체제의 개혁과 개방을 가속시킨다.

네번째는 국제사회의 제재는 흐지부지되고 북한은 또다른 ‘고난의 행군’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다. 북한은 소규모 군사적 충돌을 자주 일으켜 남한을 ‘협박’하고 경제협력 명목으로 ‘돈을 뜯어’ 연명한다는 것이라고 김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들 시나리오 가운데 6자회담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할 경우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로 인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도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첫번째나 세번째 시나리오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두번째 가능성에 대해서 점치기는 어렵고 네번째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정치권이 북한을 안고 가려 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대신 떠안으면 네번째 시나리오도 가능한 일”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실각하는 경우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세번째를 선호한다”며 한국 정부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유사한 입장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못 미더운 김정일 정권보다 미국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정권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말로는 세번째를 언급하고 있지만 첫번째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세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보다 강화될 수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이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려고 노력하되 첫번째와 두번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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