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안팎으로 南정부 비난공세 강화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안팎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은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6.15선언 등을 부정하고 있다며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외무상의 대남비난은 국제 회의석상이라는 외교적 공간에서 이뤄진 점과 북한의 장관급 인사가 직접적인 대남비난에 나선 점에서 주목을 끈다.

특히 북한의 이런 비난 공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다른 남북간 합의들과 함께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방안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진일보한 입장변화’라고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고 있어 북한의 대남태도가 여전히 ‘강경 모드’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3일 “새로운 것이란 하나도 없”고 “지금까지 아래 것들이 떠들어오던 것을 되풀이한 것으로 논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남한의 새 정부에 줄기차게 촉구한 6.15선언과 10.4선언 인정과 실천에 대해 “입장을 명백히 밝히지 않고 그것을 과거의 북남합의들과 뒤섞어 어물쩍하여 넘겨버렸다”면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남한 정부를 비난했다.

북한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당일 발생했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해서는 단 한차례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현장조사를 거부한 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이나 남한의 개각 등을 빌미로 이명박 정부를 줄곧 공격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지난 19일 일본이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과 관련,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라고 일본을 겨냥하면서도 “친일사대 매국책동이 가져온 결과물”이라고 이명박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현 정부가 ‘쇠고기 파문’ 이후 지난 7일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한 데 대해서도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민심의 항거에 굴복해 취한 조치지만···인민들의 분노의 감정은 수그러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폭발하고 있다”며 “파렴치한 개각 놀음”이라고 깎아내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5년 내내 밀릴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어 남한에 대한 비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북핵문제 진전 등으로 주변 환경이 과거보다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낮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나아가 한미 군사연습 등에 강도 높은 비난 공세를 펴면서 남북관계 경색국면에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박 외무상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대화 상대방을 위협하는 군사행동이 진행되고 핵선제공격 교리에 따른 대규모 다자군사훈련도 진행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주간지인 통일신보는 지난 20일 미국 주도의 ‘림팩’ 군사훈련과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에 대해 “이러한 군사적 책동은 공화국(북한)에 대한 공공연한 대결 선포”라며 “우리 공화국은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같이 준비돼 있다”고 공언했다.

노동신문도 같은 날 “림팩연습은 공화국에 대한 해상봉쇄와 선제타격을 노린 불장난 소동”이라며 이 훈련에 대한 한국의 참여는 “미국, 일본과 ‘3각 군사동맹’ 체제를 완성하려는 야망의 발로”이자 “6.15통일시대의 흐름에 배치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지난 1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반도 전쟁위험을 거론하며 UFG 군사연습에 “강위력한 자위적 조치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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