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석탄생산지인 평안남도 안주지구탄광연합기업소 산하 태향탄광에서 지난달 14일 탄광이 붕괴하는 바람에 광부 29명이 갇혔으나 7일 만에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고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최근호(2.27)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하 막장에서 분출된 노동계급의 불굴의 정신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달 14일 오후 7시40분께 “채탄장의 운반갱도 135m 구간에 180여㎥의 죽감탕(진흙)과 버럭(탄광에서 나오는 쓸모 없는 잡돌)이 쏟아져 갱도를 꽉 막아버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갱내에 갇힌 태향갱 채탄3중대 광부 29명은 통기구멍으로 전달되는 먹거리로 간신히 지탱했으나 사고 발생 4일 만에 2차 붕괴가 일어나 10여㎥의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되었고 감탕이 허리까지 차 죽을 고비를 맞기도 했다는 것.
안주탄광측은 광부 구출을 위한 긴급 협의회를 소집, 가정주부들까지 나서 우회 갱도를 파 들어간 끝에 7일만에 29명의 광부를 무사히 구출해 내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이들 광부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갱도에 갇힌 채 맞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2월16일)에 ‘충성’을 맹세하고 석탄을 더 캐내 ‘강성대국’ 건설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전체 주민들에게 이들의 “불굴의 정신력”을 본받을 것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4면 거의 전면에 걸쳐 이 기사를 실었다.
북한의 신문.방송들은 북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를 대서특필한 것은 이들 “노동계급의 불굴의 정신력”과 구조대의 ‘투쟁’정신을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에 활용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화재 사고의 경우도 화상을 입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북한군이 헬기로 긴급후송했다든지 피부 이식을 위해 병원 종사자와 이웃주민들이 피부를 제공했다는 등의 ‘미담’ 사례로만 가끔 소개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