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전문가로 꼽히는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김정일 정권이 안보위협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을 얻어내는 생존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최근 출간한 ‘북한경제: 위기와 재앙 사이’ 제목의 책에서 “북한은 냉전시대 이후 국제적 긴장을 조성하고 안보위협을 가함으로써 위협을 느끼는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얻어내는 생존 전략을 도입했다”며 “북한정권이 지금까지 붕괴된 다른 많은 공산정권들과 달리 아직 생존해 있는 것을 보면 이 같은 경제적 전략이 효력을 거두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여년간 북한에 들어간 수십억 달러의 외국 자원은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위한 자금줄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은 도시화되고 문맹률도 낮은 나라로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이 아닌 평시에 기아에 빠졌다”며 “그러나 북한정부는 수십만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체제유지를 위해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북한경제는 제 기능을 못하고 인적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경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개혁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호주 국립대 교수) 국민대 초빙교수는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북한 지도부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북한 주민들을 희생시킬 결의가 돼 있고 이는 90년대의 기아를 통해 입증됐다”며 “한국정부는 여건만 좋아지면 북한이 경제개혁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있지만 이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희망적 생각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란코프 교수는 또 “북한 지도부는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은 안중에 없는 등 잔인할 뿐”이라며 “이들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개혁을 뒤로 한 채 가만히 앉아서 외부의 지원금을 통해 스스로 먹여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