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안보리 상대 ‘더 이상 자위조치’ 뭘까

북한이 29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핵실험에 따른 제재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를 상대로 ‘정전협정의 파기’를 거론하며 안보리의 제재 수위를 낮추려는 선제조치를 취했다.

미국과 일본이 배포한 제재결의 초안엔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조치로 대북 위력이 이미 검증된 금융제재안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BDA에 대한 금융제재에 “핏줄을 조이는 조치”라고 반발했었다.

북한은 이에 따라 안보리의 “더 이상의 도발”이 있을 경우 자신들은 “더 이상의 자위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중국과 러시아도 강력히 비판하는 입장이어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는 시간문제인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조치 역시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안보리가 의장성명 등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면 자위적 조치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 가운데 핵실험은 이미 지난 25일 현실화한 만큼 북한이 “더 이상” 취할 자위적 조치로 ICBM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난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미 추가로 로켓을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엔 인공위성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고 아예 ICBM 시험발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성명에서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그 첫 공정으로서 핵연료를 자체로 생산보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체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개발의 본격 착수도 가용한 카드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 신문은 26일 미국과 일본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핵, 미사일 기술자와 공작원 50여명이 지난달 5일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지하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이란 중부 나탄즈를 비밀 방문했다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술을 입수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또 이번 핵실험으로 상당한 폭발력을 과시한 가운데 소규모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조치들 외에 재래식 군사도발도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후속패중의 하나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특히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의 “체약 일방”인 점을 상기시키고 “안보리의 적대행위는 정전협정의 파기로 된다”고 주장하고 “세계는 이제 곧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안보리의 강권과 전횡에 어떻게 끝까지 맞서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내는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7일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를 통해선 남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에 대해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는다면 법적 견지에서 조선반도는 곧 전쟁상태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며 우리 혁명무력은 그에 따르는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에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번 성명에서 언급한 정전협정 파기는 지난번 정전협정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말보다 더 센 표현”이라며 “훨씬 더 북한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전협정의 파기는 남한과의 군사충돌뿐 아니라 법리적으로 유엔군사령부, 특히 유엔사의 주축인 주한미군과의 충돌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이미 미군 함정에 대해서도 서해 NLL 수역의 안전항행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미간에는 1968년 미해군 정찰함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1976년 도끼만행 사건 등이 있었다.

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도 “판문점대표부 성명은 주로 서해상의 정전협정을 부인한 것인데 오늘 담화는 정전협정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한반도 상황이 적어도 법적으론 휴전 자체가 파기돼 전쟁상황에 들어간다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논리대로라면 좀 더 근원적으로 유엔 탈퇴를 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전은 유엔과 북한의 전쟁이었는데 유엔이 북한에 적대적 행위를 한다면 자신들도 유엔에 적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후 유엔 안보리의 제재논의 때부터 유엔이 강대국들의 모임인 안보리 때문에, 그리고 안보리는 미국과 그 추종.아부세력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유엔 자체에 대해 계속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정전협정 파기 연장선에서 내부적으로 `준전시상태’ 혹은 `전시상태’를 선포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한껏 고조시킬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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