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악의 축’ 고리 풀리나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 합의를 계기로 지난 2002년 이후 북한에 덧씌워져온 ‘악의 축’ 고리가 풀리게 될까.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고위 관리들이 13일 이번 합의를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하면서 “북한 핵폐기를 향한 첫 조치”라고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나선 것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렵다.

부시 대통령이 특별성명을 통해 “북핵 처리에 외교를 사용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best opportunity)를 제공한다”고 환영했고, 라이스 장관도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함으로써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 정부가 자신들이 주장해온 외교 원칙, 이른바 북한이 요구해온 양자접촉을 배제하고 다자 접근을 통한 해결 방식이 깨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합의는 기본적으로 다자간의 약속이고 중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여국들이 합의 당사국으로 가담했다는 점에서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게 미 정부 주장이다. 북의 의도에 질질 끌려가는 게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방식을 통해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냈다는 주장인 셈이다.

지난 6년간 이렇다할 외교업적 하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 낙제점은 면할 수 있게 됐고, 골치아픈 이란 핵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낙관론의 근거로 작용한다.

물론 “‘잘못된 행동에 보상없다’는 기존 원칙은 어디로 갔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말문이 막힌다. 라이스 장관과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모두 이 질문을 비켜갔다.

부시 행정부는 그러나 이란 정부와 핵프로그램 강행여부를 놓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 더 이상의 도발이나 사태 악화를 막았다는 사실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스노 대변인이 “북한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첫 조치”라고 환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일각에선 이번 6자회담에서 북미가 초기이행조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관계정상화를 위한 워킹그룹에서 북한의 ‘숙원사업’이었던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절차를 시작키로 한 사실은 북미관계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성급한 낙관론을 제기한다.

실제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고 북한을 적성국으로 규정, 각종 무역과 경제제재를 부과하는 있는 적성국 교역법을 수정 또는 폐기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북한은 미국과 정상적 무역거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결상태인 미국내 북한기업 자산들의 해제가 가능해져 양국관계는 새로운 차원을 맞게 된다.

부시 대통령이 지목한 ‘악의 축’의 주축인 이란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이미 북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계좌 문제도 북미간에 큰 가닥을 잡은 터여서 북미간에 해빙기를 맞을 공산이 커졌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급한 불을 끄는데 역점을 둔 일시적 ‘봉합조치’일 뿐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이루기까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신중론이 만만찮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와 그에 따른 5만t 상당의 중유지원을 하는 향후 60일내 행동계획은 비교적 실현가능성이 높지만, 그후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이르는 길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든 북미관계가 또다시 뒤틀어질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10개 안팎의 핵무기와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자진 신고, 핵실험장 폐쇄 조치 등 민감한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등을 돌릴 개연성도 없지 않다.

스노 대변인이 이날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혜택들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협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 사실은 이들 분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조치는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일 뿐이며, 향후 협상이 더욱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북한이 이미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강행했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른 만큼 현단계에선 북한이 향후 핵폐기를 이행할 것이란 전략적 결정을 분명히 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개리 세이모어 미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앞으로 어려운 문제는 북핵의 불능화이고 폐기이며, 핵무기의 제거”라며 “북한은 아직도 핵무기 보유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협상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의회 소식통은 “이라크에 미군 증파와 예산 지원, 이란 핵프로그램 문제 등으로 골치를 썪고 있는 의회가 대북 중유 지원에 선뜻 손을 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뉴욕 타임스(NYT)는 “북한이 리비아와 달리 핵무기의 폐기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급한 불을 끄는데 역점을 둔 일시적 ‘봉합조치’일 뿐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이루기까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신중론이 만만찮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와 그에 따른 5만t 상당의 중유지원을 하는 향후 60일내 행동계획은 비교적 실현가능성이 높지만, 그후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이르는 길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든 북미관계가 또다시 뒤틀어질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10개 안팎의 핵무기와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자진 신고, 핵실험장 폐쇄 조치 등 민감한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등을 돌릴 개연성도 없지 않다.

스노 대변인이 이날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혜택들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협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 사실은 이들 분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조치는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일 뿐이며, 향후 협상이 더욱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북한이 이미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강행했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른 만큼 현단계에선 북한이 향후 핵폐기를 이행할 것이란 전략적 결정을 분명히 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개리 세이모어 미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앞으로 어려운 문제는 북핵의 불능화이고 폐기이며, 핵무기의 제거”라며 “북한은 아직도 핵무기 보유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협상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의회 소식통은 “이라크에 미군 증파와 예산 지원, 이란 핵프로그램 문제 등으로 골치를 썪고 있는 의회가 대북 중유 지원에 선뜻 손을 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뉴욕 타임스(NYT)는 “북한이 리비아와 달리 핵무기의 폐기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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