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리랑’ 공연으로 무엇을 얻나?

▲2005년 평양에서 열린 아리랑 공연 ⓒ데일리NK

2002년 김일성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으로 선보인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2005년에 이어 15일부터 한달여간 공연될 예정이다.

지난해 수해로 인해 아리랑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북한은 ‘아리랑’ 공연을 연례행사로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지난해 말부터 공연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공연준비 마무리 단계인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대내외에 아리랑 공연을 홍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미국과 일본까지 포함해 모든 국적의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꺼려온 북한이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북한은 아리랑 공연을 통해 대내외 체제 선전과 실리 추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체제 선전과 내부 결속강화에 외화도 벌겠다는 것.

◆아리랑 공연, 대내외 체제선전 도구 = 북한은 이번 아리랑 공연에서 핵실험 성공 등을 내세워 외국 관람객에게 강성대국, 선군정치의 우월함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7년은 김일성 탄생 95돌, 김정일의 65번째 생일, 조선인민군 창설 75돌 등 소위 ‘꺾이는 해’이기 때문에 아리랑 공연 등 체제선전을 위한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남한 관람객을 포함해 해외 관람객은 1만8천여 명, 2005년 남한관객 수는 총 7천337명이었다.

북한 중앙방송은 3일 “아리랑 공연은 선군혁명 영도 따라 김일성 주석의 부강조국 건설구상을 더욱 활짝 꽃피우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힘있게 고무, 추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랑 공연 총책임자인 송석환 문화성 부상은 최근 아리랑 공연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위협과 압력을 선군의 위력으로 박차고 강성대국 건설의 여명을 안아온 오늘의 시대적 상황에 맞게 내용을 바꿨다”고 밝혀 아리랑 공연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선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북한 주민들을 관람케 해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도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 결속과 우상화를 위해 집단체조 등을 실시해왔다. 수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공연을 보고 주민들은 북한 체제에 대한 우월감과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진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북한 체제를 안정화 시키고 주민들을 단속하는 유용한 통치 수단이라는 것.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당창건 기념일, 공화국 창건일 등을 4대명절이라고 칭하고 수만명이 출연하는 집단체조를 1980년대부터 실시해왔다. 이외 인민군 창설 기념일, 6.25전승기념일에는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도 실시하고 있다.

북한은 아리랑 공연에 외부 관광객들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다. 2002년 아리랑 첫 공연에는 북한 주민과 남한 사람, 해외 관광객 등 약 400만명, 2005년에는 200여만명이 관람했다.

평양출신 김철승(가명, 2005년 입국)씨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북한은 오래 전부터 집단체조 등을 실시해왔다”면서 “체제를 선전하고 특히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아리랑 공연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리랑 공연, 외화벌이 일등 공신= 무엇보다도 북한은 아리랑 공연을 통해 외화를 벌겠다는 의도로 관람객 유치, 홍보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웨덴, 미국 등지의 여행사에 위탁해 아리랑 공연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아리랑 공연 홍보, 초청사업 등을 전담하는 부서도 신설했다. 지난해 박봉주 내각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아리랑 국가준비위원회에 해외동포와 남조선 동포, 외국인 초청 등 대외초청사업을 담당하는 분과를 구성했다.

2005년 북한은 남한의 대북지원 단체 등을 통해 아리랑 공연 관람객 모집을 요청했었다. 일부 단체들은 북한으로부터 ‘관람객을 비행기 1대에 꽉 채워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아리랑 공연 연습중인 북한 어린이들(좌, ⓒ연합뉴스), 2005년 아리랑 공연에 동원된 주민들(우, ⓒ데일리NK)

2005년 남측에서만 7000여명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방북 비용은 1박 2일 일정 기준으로 1인당 평균 100만 원 가량이 들어갔으며, 이중 남북 직항로 항공료 등을 제외하고 관람료, 숙박비, 교통비 등 55만∼60만 원이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측이 남측의 아리랑 관람으로 벌어들인 돈은 약 4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부 달러로 북측에 지급됐다. 여기에다 상당수의 해외 관광객들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져 북한이 벌어들인 돈은 수백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해외 관광객들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에서 쓴 돈까지 포함하면 더욱 불어난다.

2005년 아리랑 공연 당시 북한 당국은 공연장 주변 곳곳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매대(상점에서 물건을 놓고 파는 자리)를 설치했다. 아리랑 공연 모습을 담은 DVD, VCD를 판매하는 매대를 비롯해 호텔, 식당, 상품판매소 등에 특별 매대가 등장했다. 매대 판매 수익금은 북한 당국으로 들어간다.

◆”아리랑 공연, 가장 비효율적인 활동”= 그러나 북한의 의도와 달리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람이 저조하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인 관광객 모집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내 북한 관광단 모집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퍼시픽 트래블’ 측은 11일 “현재까지 20여명의 미국인들이 (아리랑 공연 관람을 겸한) 북한 관광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10만명 정도가 출연하는 아리랑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막대한 인력과 자금 등을 투입하고 있다. 2002년 아리랑 공연 같은 경우 북한 당국은 공연에 필요한 학생용 유니폼, 식품 등 행사용 소비재, 관광객 편의 용품 등의 수입을 대폭 늘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출연자 가운데 평양시민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평양시내 각 여관에 분산 수용하면서 막대한 국가재정이 소비됐다. 이와 같은 소비가 북한의 대외채무로 이어져 새로운 경제계획 수립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북한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나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일년 가까이 10만명을 동원한 아리랑 공연에 소비되는 인력과 자금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아리랑 공연 관람에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동원되면서 생산 활동이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부터 한달기간동안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동원된다. 평양시민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소나 공장의 생산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02년 아리랑 공연의 무리한 추진이 산업부문의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쳐 다수의 공장, 기업소들이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일부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생산 계획을 완수한 공장, 기업소는 총 63개로 2001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가 감소했다.

평양출신 강성만(2004년 입북)씨는 “아리랑 공연은 북한의 체제 선전과 외화벌이에 도움만 될뿐 북한주민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된다”면서 “특히 정치적 목적으로 수십만명이 동원되는 아리랑 공연은 가장 비효율적인 활동”이라고 혹평했다.

강 씨는 “한달 내내 아리랑 공연을 관람에 동원되는 사람들도 수천명에 이른다”면서 “이들은 소속된 기업소나 공장에서 열외되어 공연 관람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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