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동 성장 지체ㆍ여자는 비만 위험”

북한 남녀 어린이의 성장 지체가 심각하고 상당수 여자 어린이는 비만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박순영(인류학) 교수는 1999년 8월부터 2006년 4월 사이 탈북한 2∼20세 어린이와 청소년 1천192명을 상대로 측정한 입국 당시의 신장과 체중 등을 조사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고 1일 밝혔다.

박 교수는 이달 9일 서울대 통일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통일학 연구와 남북한 통합의 과제’ 토론회에서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다.

박 교수는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만성적인 영양부족을 겪고 있긴 하지만 급성 영양실조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연령대별 체중 및 신장ㆍ신장별 체중ㆍ체질량(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 등을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2000년 작성한 미국인의 표준치와 비교해 Z값을 산출, 이를 통계 분석에 이용했다.

Z값은 특정 개체(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측정치가 준거집단(미국 어린이 및 청소년)의 측정치 분포 가운데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표준 정규분포 계산에 따라 Z값이 양(+)이면 상위에, 음(-)이면 하위에 속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연령대별 신장을 미국인 표준치와 비교한 Z값(HAZ)은 -1.45였다.

박 교수는 HAZ가 -1.45라는 것은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장별 체중이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 신장별 체중 분포의 하위 7% 수준에 속해 평균을 크게 밑도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체중을 미국 표준치와 비교한 Z값(WAZ)은 -0.98로 하위 16%에 해당했다.

박 교수는 남자의 경우 10∼12세, 여자의 경우 12∼14세부터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HAZ가 급격히 하락한 것을 두고 북한 청소년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만성적인 영양 부족 등으로 성장 폭이 줄고 시기도 늦춰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HAZ는 여자가 -1.35(하위 9%)인데 비해 남자는 -1.55(하위 6%)였고, WAZ도 여자가 -0.78(하위 22%)이지만 남자가 -1.17(하위 12%)로 측정돼 키와 몸무게 모두 남자 어린이의 성장 지체가 두드러졌다.

한편 여자의 경우 신장에 비해 체중 발육 지체가 덜해 체질량을 미국 표준치와 비교한 Z값(BMIZ)이 -0.03(하위 49%)으로 미국 표준과 거의 비슷하며 HAZ가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장차 비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남ㆍ여 어린이 모두 신장 성장이 심각하게 지체돼 있고 여자 어린이는 키는 작은 데 비해 체질량이 높아 비만의 위험도 있다”며 “신체 발육 지체는 통일 후 남한 청소년들과 어울려야 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심각한 고민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2∼14세)의 신장별 체중 Z값(WHZ)이 0.14로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 신장별 체중 분포의 상위 44%에 해당돼 급성 영양실조의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특히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 가운데 탈북에서 입국까지 걸린 기간이 6개월 이내인 경우 Z값은 0.33으로 상위 37%에 해당했다.

급성 영양실조 여부를 판단하는 수치로 쓰이는 WHZ가 -3(하위 0.1%) 이하면 중증, -2(하위 2.3%) 이하면 경증으로 분류되며 양(+)의 방향으로 갈수록 급성 영양실조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는 이처럼 탈북 청소년의 WHZ가 양의 값을 갖는 데다 남한 어린이와 비교할 때 10세 이하는 체중과 신장에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체중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나 북한 어린이들이 급성 영양실조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북한 어린이들이 급성 영양실조는 아니지만 만성 영양부족을 겪고 있으므로 단기적 응급구호나 원조활동보다는 북한 전체의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