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동성범죄 軍간부 재판에도 회부 안해

부녀자, 임신부 성폭행 등 사건사고가 연일 계속되면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특히 인면수심 아동성폭행범 문제로 딸자식 가진 부모들의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성범죄자 처벌 방안인 신상 공개와 전자발찌 착용이 한계를 드러내자 화학적 거세에 이어 물리적 거세와 사형 집행 부활 주장까지 나온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좀처럼 성범죄에 관한 소식을 듣기 어렵다. 북한에 성범죄가 거의 없거나 대부분 은폐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현실은 후자에 속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남한에서 발생하는 사건보다 경악할 만한 사건들이 많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것.


지난해 6월 입국한 함흥 출신 탈북자 정 모씨는 “김일성이 통치력을 발휘하던 1980년 중반까지만 해도 애인사이라도 밤중에 길거리나 유원지에서 손잡는 것도 부끄러워 했지만, 김정일 때에 와서는 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성을 매매하고 사회기강이 무너지면서 도덕적 이탈도 두드러졌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성폭행, 성폭력이란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란한 성관계는 ‘부화 사건’으로 부른다. 일반적으로 성폭행은 강간이나 윤간죄에만 해당한다. 성희롱은 폭력이나 범죄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에서 성폭력 사건은 신문이나 방송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 성폭력 문제가 제기되면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문제를 삼지 않는 경우 강간도 단순 처벌이나 비판으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고나 각성이 부족한 현실이다. 90년대 중반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여성들이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기도 해 ‘사회주의적 고상함’이라는 인식마저 현저히 약화됐다. 


또한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도 빈번해졌다. 검찰·보안원 등 법관들이 불법적인 장사행위로 끌려온 여성들에게 노골적으로 성상납을 요구하고, 각종 인허가나 죄에 대한 면책을 조건으로 성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최근 남한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성폭력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도 아동성도착증 환자가 있다. 탈북자 정모 씨는 2009년 10월 함흥시 성천강 구역에서 발생한 5세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증언했다.


2007년 6월. 407군부대 김모 중좌(중령)는 자신의 집에 놀러온 딸 친구인 유치원생을 성폭행했다. 피해 어린이는 상당 기간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외상을 입었다. 하지만, 당 차원에서는 경고성 처벌과 ‘생활제대'(군 생활을 잘못했을 때의 처벌형식)를 시키는 것에 그쳤다.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았다.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도 연줄과 뇌물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 것도 북한의 현실이다.


2009년 청진에서 15세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4명으로 모두 중학생 고학년(우리 고등학생)이었다. 그런데 같은 가해자였지만 당 간부와 보안원 자식은 처벌을 면하고, 아버지가 노동자인 가해자 2명만 가족과 함께 거주지에서 추방 당했다.


2010년 입국한 함경남도 김책시 출신 탈북자 박지원(가명) 씨는 “성범죄 같은 것은 가해자 측에서 보안원을 비롯한 수사관에 돈을 적당히 찔러주면 무사히 종결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길거리와 버스에서 여성을 성희롱하고 폭력을 행사해도 보안원들이 성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반폭행죄로만 다룬다”면서 “가해자가 술을 마셨을 경우는 ‘취중 실수’로 가볍게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과거 성폭행범을 사형에 처한 경우도 있다. 1970년대 초 청진에서는 40여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했던 30대 남성이 공개 총살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성폭력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거의 없었다. 피해자가 신소를 제기하고 문제를 삼지 않으면 강력범죄로 취급당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박 씨는 “법일꾼들이 성폭력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면서 “수사 당국은 성폭력을 은폐하려 하고, 주민들도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기 때문에 애꿎은 여성과 아동들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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