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쓸데없는 각종 기념일 만들어 주민들만 고달 퍼”

진행 : 언론은 사실을 보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을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보기> 시간입니다. 8월 31일 이 시간에도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1. 국장님, 북한에선 남북 고위급접촉이 타결된 그 날이 김정일 선군정치를 기념하는 이른바 ‘선군절’입니다. 북한매체는 온통 ‘김정일과 김정은 띄우기’에 주력했습니다. 노동신문에서 강조하고 있는 ‘선군절’, 어떤 날인가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 8월25일은 1960년 8월25일을 기념일로 선군절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북한이 남침 할 때, 105탱크사단이 서울에 가장 먼저 진입해서 유명해졌는데, 당시 김일성과 같이 항일투쟁을 했던 류경수라는 인물이 105탱크사단을 이끌어서 류경수 탱크사단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사단은 북한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부대에요. 그런데 이 부대를 1960년 김정일이 대학생 시절에 현지방문 했다고 하는데, 결국 60년 8월25일 류경수 땅크사단을 방문한 날을 기념해서 선군절로 지칭하고 현재까지 기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2. 2013년부터 8월 25일이 국가적 명절이 된 거네요. 올해도 마찬가진데. 김정은이 이날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정일 시대에는 김정일이 94년 1월에 서해안에 있는 여성해안포 중대를 방문했을 때를 기념으로 선군 영도의 날, 선군정치의 나날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과거 김정일이 류경수 탱크사단을 방문한 것이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류경수 105탱크사단을 방문한 것은 60년대이고 역사적으로 보면 올해 55주년으로 역사가 길기 때문에 더 부각하는 것입니다. 

김정일은 이미 대학생 시절부터 군에 대한 영도작업을 시행했습니다. 이미 군에 대한 중요성을 가지고 군을 앞세운 정치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60년대부터 김정일이 시행한 선군정치를 부각함으로써 김정은도 자신의 통치를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3. 김정일은 ‘선군정치’ 즉 군대가 국가의 기본이라는 통치 방식을 내세웠습니다. 반면 김정은은 2013년 노동당을 ‘혁명의 참모부’로 지칭하면서 군에 대한 당의 영도를 완곡히 강조했습니다. 당을 중시하던 김정은이 왜 군을 앞세우고 있는 건가요?  

북한주민들에게 선군이라는 개념은 별로 새롭지 않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선군도 노동당의 영도아래 선군을 하는 것이지. 군 아래 당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 아래 군이 있고 김정일 시대 때도 역시 당이 선군을 중시하고 당에 의해서 선군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군이 스스로 선군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선군은 때에 따라서 강조한 것이지 당의 영도자체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노동당이 군을 앞세워 통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은 내부로부터 민심을 다독이고 통제하기 위해서 군을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늘 당의 역할에 의한 군의 통치, 선군통치였다는 것이죠. 과거에는 그 중심에 김정일이 있었고 현재는 김정은이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4. 이 선군절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은 어떤 식으로 선전하고 있나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선군 영도 계시라고 해서 각종 행사도 합니다. 2013년부터 시작했는데, 선군절과 관련해서 김정일의 업적을 소개하고 하루 종일 군 영화를 3일 연속 방영합니다. 이러한 영화를 방영하면서 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선군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저도 60년 8월25일에 김정일이 류경수 탱크사단을 갔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김정일이 대학생 시절에 했던 일을 갑자기 부각시켰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이 그냥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선전하는 것입니다.   

5. 조선중앙티비 같은 곳에서 선전하면 주민들이 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주민들은 실제로 전력이 없어 티비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선군절에 대한 영화를 많이 방영하니까 기념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아마 주민들에게 조금은 인식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민들은 당국이 계속 선전하면 들을 수밖에 없고 들으면 기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선군절에 대해 기억은 하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6.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이 새해 첫날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찾은데 이어 병진노선을 제시한 것은 수령님들의 뜻을 받들어 선군의 기치 높이 이 땅 위에 사회주의를 건설하려는 신념과 의지의 선언”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정일의 선군사상, 김정은도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2014년 최고인민회의에서 핵과 경제를 중심으로 병진노선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들어서 백두산대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자존심 대국’을 이야기합니다. 그 어떤 강대국과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힘인 군사력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사상, 경제, 군사 강국 세 가지를 거론했는데 김정은이 경제 강국은 시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하고 대신 ‘자존심 강국’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말을 바꾼 것뿐이지 본질은 똑같습니다. 결국 김정은은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독재권력을 그냥 유지하겠다는 뜻입니다.  

7. 또 선군절을 맞아 군인들은 인민무력부 앞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결의모임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에서 군의 결속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이런 양상을 보이나요? 

90년대에도 선군을 강조했던 이유는 식량위기 당시 군인들이 배고파서 민가에 들어가 도둑질하거나 지나가던 행인들을 약탈하면서 군에 대한 위상이 실추되었기 때문입니다. 군이 체제 보위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제를 망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말은 있지만 그것은 장마당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군대는 여전히 가난합니다. 지금도 군대에는 영양실조가 만연합니다. 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을 강조해 주민들이 군을 지원하고, 군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군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8. 이건 어떻게 보면, 인민경제향상과 상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서 먹고 사는데 이러한 기념일을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주민들에게 방해가 되고 오히려 피곤함을 주는 행사인 것입니다. 주민들을 동원하고 통제하는데, 이것을 북한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니까 경제에는 더욱 더 부담이 되는 것이죠.  

9. 북한 당국은 대대적으로 선군절을 띄우는 분위기지만, 아무래도 일반주민들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잖아요. 실제로 북한 주민들은 선군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새로 만들어진 선군절을 선전하고 먹고사는 문제와 상관없는 기념일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싫어합니다. 차라리 기념일을 통해 시장을 활용한다든지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만들면 좋은데, 주민들의 직접적인 생활과는 상관없는 선군절까지 만드니 주민들은 굉장히 피곤한 것입니다. 

10. 북한 노동신문은 매년 선군절 즈음에 한반도 정세가 전쟁위기에 처해있다며 “최후공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궁금합니다. 

80,90년대부터 당국에서는 ‘최후의 공격 명령’이라고 항상 선전해왔습니다. 현재는 그러한 이야기가 주민들에게 식상한 것입니다. 명령만 내리면 남한과 미국을 다 이기는 듯이 선전해왔는데, 이제는 그런 명령을 들어도 별로 좋지 않은 것입니다. 최후의 공격전이 왔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식상한 구호이지만 여전히 김정은은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해주었으면 하는지 모르고 자신의 정권유지 체제유지에만 몰두해 있는 것입니다.  

11. 결론적으로 김정일 선군사상, 북한을 변화시켰나요? 아니면 고립의 원인으로 작용했나요? 

결국 선군사상은 북한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북한을 군사병영국가라고 하는데 이러한 국가에서 주민들은 생활이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결국 모두 통제 받기 때문입니다. 선군정치는 주민들을 굉장히 힘들게 하고 오히려 북한을 고립시킵니다.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고 경제는 더욱 궁핍해지는 것이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북한의 우방 몽골도 국력은 경제에서 나온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남한의 경험, 남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김정은이 경청하고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 주민들의 의식도 일깨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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