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무진으로 대표단 구성…실질협의 전망

북한이 7일부터 판문점에서 열리는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에 실무진을 대거 파견함으로써 정치적 공방보다는 실질적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를 수석대표로 삼고, 진철 국가계획위원회 국장, 김성일 전력공업성 국장, 장칠용 석탄공업성 국장, 한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처장 등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김명길 공사는 이번 회담이 6자회담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수석대표를 맡았다.

눈에 띄는 것은 김 공사와 함께 이번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는 북측 대표단으로 대표단의 면면 만으로 회의에 임하는 북측의 자세를 우회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계획위원회가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경제적 대가로 제공될 중유 95만t 분량이 북한의 입장에서 적잖은 규모인 만큼 북한 당국의 전체 경제 계획과 조율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또 전력공업성과 석탄공업성에서 국장급 고위간부가 참가하는 것은, 북한이 한달에 수용할 수 있는 중유의 양이 5만t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 발전기나 발전소 보수 등 대체 지원안도 논의된다는 점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말을 불능화 시한으로 상정할 때, 매달 5만t씩 중유를 공급하게 되면 연말까지 지원할 수 있는 중유는 30만t에 불과한 만큼 나머지 65만t의 중유는 대체 에너지로 지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한명철 처장은 지난 6월 개성에서 열린 남북간 중유지원 접촉에 북측 단장으로 참가했었다는 점에서 연속성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대북지원 문제를 논의하는 이번 회의가 비교적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불능화 단계에 들어가 완료할 때까지 북한에 제공될 95만t분의 에너지.경제.인도적 지원을 어떤 내용과 순서로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만큼, 북측 대표단에 포진한 국장급 고위실무자들이 ‘정확한 견적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측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내놓고,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그것을 어떻게 분담해 줄 것인지 를 논의하면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이라는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하나의 프레임이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실무인력으로 대표단을 꾸린 것으로 볼 때 이번 회의를 실무적인 분위기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무엇을 어떻게 받고 싶다는 북측의 의사가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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