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가 기존의 ‘평양’, ‘진달래’, ‘푸른하늘’과는 다른 새로운 스마트폰 ‘길동무’를 개발했다고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9일 “우리 식의 새로운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 ‘길동무’가 출품됐다”면서 “’길동무’는 세련된 외형과 고해상도의 액정 표시 장치, 특색 있는 기능을 가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길동무’에는 지문 및 얼굴인식 기능, 자음에 의한 주소록 검색 기능, 빠르고 련속적인(연속적인) 속필 입력을 비롯한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됐다”며 “ 사용자들 속에서 인기 있는 30여 개의 각종 사전들, 응용프로그람(응용프로그램, 앱)들과 오락, 다매체들이 적재(탑재) 됐다”고 소개했다.
매체가 소개한 속필입력은 손이나 터치펜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기능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제28차 전국정보기술성과 전시회에서 소개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다국어 문자 인식 프로그램 ‘신동’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매체가 공개한 기사와 사진을 분석한 결과, ‘길동무’는 속필입력 기능 이외에 이전 스마트폰에 비해 나아진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우선, ‘길동무’의 액정화면은 액정 전체를 사용하는 최신 경향인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형태가 아니다. 오히려 지난 2018년 공개된 ‘푸른하늘 H1’과 유사한 모습이다. 또한 베젤이 거의 없고 화면 전체를 사용하는 노치(Notch)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최신 추세를 따라가려 한 ‘평양2425’와도 차이가 난다.
아울러, 후면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며 듀얼카메라를 채택하고 있다. 여기서 듀얼카메라, 지문 및 얼굴인식 기능은 기존의 다른 북한 스마트폰에 이미 설치된 기능으로서 새로운 기능이 전혀 아니다.
최신 디자인 추세나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길동무’는 북한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모델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 매체가 ‘길동무’의 구체적인 기능이나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편, 매체는 ‘길동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매체는 “‘길동무’는 광야무역회사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자체의 힘과 기술로 개발·완성했다”면서 “특히 손전화기의 핵심을 이루는 주기판의 회로설계와 외형설계, 체계프로그람작성 등 모든 요소들을 자체의 기술로 실현하고 제품화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기존 스마트폰 푸른하늘, 평양, 진달래 등도 자체 기술을 통해 제조했다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재조립하거나 완제품에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평양2425의 단말기 국제 교유 식별번호(IMEI)를 웹사이트 IMEI.info를 통해 조회한 결과 중국의 제조업체가 중국 기업 ‘지오니’로 밝혀진 바 있다. (▶관련기사 : 북한 최신 스마트폰 평양2425, 中 지오니社에서 제조?)
그럼에도 북한이 자체 기술임을 선전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과학중시’, ‘국산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자립경제발전의 기본동력은 인재와 과학기술이다”고 말했으며 2015년 신년사에서는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