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종플루 미발생?…”환자 발생해도 은폐 가능성 높아”

현재까지 북한의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발생 사례가 공식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과 같은 빈곤국가에서 신종플루가 발병할 시 폭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7일 기준 신종플루 감염자는 41만 4천여 명, 이로 인한 사망자는 5천 명에 이르고 있어 전 세계가 ‘신종플루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27일 3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다. 특히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20대 여성까지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이날 숨졌다.

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에서 신종플루 발병 보고 건수는 전무하다. 하지만 북한의 폐쇄성을 고려할 때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했다 치더라도 이를 은폐하거나 일반적인 콜레라(감기)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건분야 출신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북한과 함께 그동안 신종플루 감염자 발병 보고가 없었던 몽골에서 지난주 첫 감염자가 발생한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경우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북한과 가까운 동북3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의 신종플루 대유행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중국을 통한 북한 주민들의 밀무역이 크게 늘었고 고위층 자녀 유학생들의 일시 귀국, 북한 출신 화교들의 왕래 등 신종플루 유입원이 될 수 있는 요건이 상존해 있다. 만일 북한에 신종플루가 유입될 경우 일반주민들의 생계수단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장마당(시장)을 통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WHO 아파루크 바티아세비 공보관은 “일반적인 국가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되더라도 증세가 미약하고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에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없다는 말이 감염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여서 북한도 신종플루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선진국의 경우도 신종플루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북한 당국이 충분한 백신을 준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한 위생수준도 열악해 북한에서 신종플루가 대유행될 경우 그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북한에서 보건일꾼(약사)으로 근무하다 2002년도 탈북한 이혜경 씨(40세)는 “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인간)콜레라가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북한은 이를 급성설사병환자라고 해서 의도적으로 유행성 질환을 은폐했다”면서 “북한사회는 질병 발생 사실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2007, 2008년 황해도 지역에서 홍역이 발생 30여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지만 관계기관에서는 이를 비밀로 해 그냥 넘겼다는 얘기를 최근 입국한 이 지역 탈북자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염병이 발생해도 10명 이하 사망자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않고 100명 단위를 넘어섰을 경우 공문 등을 통해 각 지역에 이 사실을 하달한다고 한다.

이 씨는 “북한은 신종플루로 인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를 공식화 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최근 다행히도 북한당국이 유행성 질환에 대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이 씨는 “중국 등 해외를 자주 오가는 외화벌이 일꾼들의 경우 체혈검사 등 위생방역을 통해 전염성 질환 및 성병 등에 대해 검사를 철저히 할 만큼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WHO는 이르면 오는 11월께 선진국으로부터 기부받은 신종플루 백신을 100여개 개발도상국가에 전달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북한도 포함돼 있다.

또한 국내에서 신종플루 예방백신이 접종 단계에 들어간 만큼 인도적인 차원에서 백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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