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의주 수해 신속 보도 왜…체제이완 걱정?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내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해 북한 신의주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북한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신속히 전하면서 동시에 ‘김정일의 명령’에 따른 당국의 신속한 대응도 상세히 전달했다. 이를 두고 수해로 인한 ‘주민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매체를 동원해 발빠른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 병력을 동원, 인명구조에 나섰다”며 “김정일의 지시로 공군 수십 대의 비행기, 해군의 함정과 각종 장비 등을 동원해 수해지역 주민 대피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피해지역 주민들은 건물 지붕과 둔덕들에 올라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광란하는 큰물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 모르고 있었다”면서 “(이 상황에서)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주민 5천여 명이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 매체가 김정일의 ‘명령’에 따라 주민들이 신속히 구조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수해에 따른 민심이반을 우려한 것이란 분석을 낳는다.


실제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의 농경지 상당부분도 침습돼 곡물생산량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제난·식량난에 따른 주민 불만도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체제결속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이번 수해가 ‘체제불만’을 가중시켜 후계구축 등에 어려움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이 같은 대규모 수해사실을 대내외에 신속히 보도하면서 체제선전에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식량난으로 대규모 아사 조짐을 보였던 1995년 8월 초에도 신의주와 인근 지역에 800mm의 폭우가 쏟아져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이를 신속 보도했다. 당시에도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매체들은 대규모 수해사실을 공개하면서 김정일의 찬양선전에 적극 활용했다.


매체들은 “김정일 장군님이 육해공군 부대들에 즉각 동원명령을 내리고 항공기와 수륙양용차, 고속 수송정까지 동원해 인명구조와 방재활동을 비롯한 ‘구조전투’를 직접 지휘했다”고 선전했다.


또한 당시에는 압록강뿐만 아니라 대동강 부근에도 폭우가 쏟아져 수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매체들은 “김정일의 현명한 영도로 대동강 큰물을 보기 좋게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신의주 출신 한 탈북자는 “1995년 수해로 집, 논, 밭 등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하면서 “당시 유엔에서 구호물자를 제공받았는데 우리는 ‘김정일 장군님께서 수해를 당한 인민들을 위해 지원해 주신 것’이라는 전달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