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봄철 징집사업을 벌였던 인민군 신병(新兵)들에 대해 신체검사의 일부 조항을 폐지하거나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내부소식통은 26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원래 남자들은 신장 148cm 이상, 체중 43kg 이상이 되어야 입대할 수 있으나, 올해 초모사업(신병모집) 대상자는 신장 148cm 이하, 체중 43kg 이하도 질병이 없으면 모두 입대시켰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원래는 시력 0.4 미만인 사람도 입대할 수 없지만, 올해에는 안경을 껴야 할 정도로 시력이 나쁜 중학생도 모두 징집됐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신체검사를 실시했던 군사동원부의 간부들은 ‘질병만 없다면 군대에 가서 더 성장하면 된다’며 신체검사를 진행했다”고 현지상황을 설명했다.
올해 봄 입대한 청년들은 대부분 1991년~1993년 출생,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 시기에 1차 성장기를 보낸 불운한 세대로 손꼽힌다. 또 출산율 감소가 본격화 되었을 때 태어난 세대로, 기성세대보다 인구 비율도 감소한 세대에 속한다.
소식통은 “징집 대상자들의 숫자나 건강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국가에서는 여학생들의 지원입대를 독촉하기도 했다”며 “지난 3월에는 군복무를 하지 않은 여성들은 간부로 등용될 수 없다는 내부지침이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요즘엔 간부 집 딸들이야 군대 같은 것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농촌지역 여학생들은 어차피 사회에 나가도 돌격대(건설노동)에 한두 번은 꼭 가야 되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군대에 나가 입당(入黨)이라도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올봄부터 농촌지역 중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의 학부모들만 따로 불러 학부형 회의를 열고 “앞으로 간부로 성장하고 사회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자들도 무조건 군대에 가야 한다”는 정치강연을 벌였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중학생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군사복무기간이 늘어날 것이다” “여자들도 이제 의무적으로 군사복무 해야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현역군인들 사이에서는 복무기간이 더 연장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2003년 3월 제10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민 군사복무제’를 채택하고, 남자는 의무 10년, 여자는 지원 7년으로 복무기간을 확정했다. 징집대상자 기준은 17세 이상 25세 미만으로, 중학교 이상 졸업자 중 출신성분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994년에는 신체검사 기준을 신장 148cm이상, 체중 43kg이상, 시력 0.4이상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2005년 기준으로 북한 인민군의 상비전력을 육군 100만여명, 해군 6만여명, 공군 11만여명 등 총 ‘117만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여군의 규모는 최소 3만여 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