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사 김정은 육성 빼곤 알맹이가 없다

김정은이 육성으로 직접 발표한 2013년 북한 신년사는 로켓 발사 성공을 3대 세습정권을 통틀어 최대 경사로 내세우고 각 분야에서도 빛나는 승리를 이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국정비전 발표에서는 알맹이 없이 정치 선전구호만 가득한 예년 신년 공동사설을 거의 그대로 답습했다.


통일부는 이번 신년사를 분석하면서 “전체적으로 새로운 정책 제시 없이 기존 노선을 답습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초래된 권력 교체를 의식해 유훈(遺訓) 계승과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당시 사설은 김정일 이름을 34회, 김정은은 23회를 거론했다.


김정은은 조부 김일성에 이어 19년 만에 신년사를 직접 발표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집권 1년 차에 이룬 업적을 선전하는 데 주력했다. 로켓 발사 성공을 전면에 배치하고 분야별 과제에서도 혁신적 성과를 주문했다. 올해 경제 건설 구호도 ‘우주를 정복한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를 제시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하 3호 발사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경제적인 측면과 연계해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신년사의 특징”이라며 “김정은은 로켓 발사 성공을 경제 동력화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과 희천발전소 건설, 창전거리와 체육 시설 신설 등의 성과도 주요 업적으로 내세웠다. 무기와 병력을 동원한 군사퍼레이드와 부실공사로 알려진 희천발전소 건설, 우리의 시군 단위 업무 수준인 거리 조성과 체육시설 등을 업적으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북한 경제의 후진성을 반증한다.


분야별 과업 제시에서 그나마 경제분야가 눈에 띈다. 북한은 경제관리 개선을 두 차례 강조했지만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북한은 김정일 생전인 2011년 신년사에서도 경제관리 개선을 강조한 바 있어 경제개혁 시행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북한은 주요 경제과제로 농업·경공업(주공전선), 선행부문으로 석탄과 금속을 강조했다.


통일부는 이번 신년사의 대남 관계 메시지는 예년 수준의 원론적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남북관계 진전과 통일을 앞당기는 근본 전제”라면서 “6∙15와 10∙4선언 이행을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에서는 시종일관 인민군 장병을 먼저 호명한 다음 인민을 내세워 선군 노선의 지속을 시사했다. 장병들의 일당백의 정신을 강조하고 “국방공업에서 우리식 첨단무장장비 지속 개발”을 언급해 장거리 미사일 개발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은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한 만큼 북한 전역에서 향후 한 달간 전국적인 신년사 학습 열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년사를 통째로 외우게 하고 문답식 학습을 통해 이를 점검한다. 신년사 암기를 게을리 하면 당(黨)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게 된다.


고위 탈북자는 “신년사 발표 이후 TV를 통해 이를 요해(了解)하는 특별방송이 이어지고, 다음날 출근하면 생산단위 별로 실천과제를 토의하게 된다”면서 “육성 발표가 나온 만큼 신년사 관철 열기가 뜨겁겠지만 정작 주민들은 ‘분야별 생산 지표(목표)도 제시되지 않은 껍데기 신년사’라고 생각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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