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 공급해도 모자랄 판에 식량 강제로 걷어가”

북한 양강도 당국이 김일성 우상화 선전을 위해 동원된 학생들의 식량공급 책임을 일반 주민들에게 전가해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영(野營)과 행군 등을 하며 김일성을 따라 배우자며 실시되는 ‘광복의 천리길’ 행사에 동원된 학생들의 식량 공급을 주민들이 책임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흥시 신흥 고급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광복의 천리길 답사단이 천리길 마지막 코스인 포평에 도착했는데, 식량이 떨어져 혜산시에서 2일분 식량을 책임지라는 도(道)당의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양강도 당국은 혜산시 주민들에게 이들 학생들의 2일치 식량을 강탈하다시피 걷어가 주민들은 ‘기가 막히다’며 식량 공급책임을 애꿎은 주민들에 돌린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각 가정에 쌀 100g 이상의 양을 걷어갔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연말이어서 여기저기서 내라는 것들이 많은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답사 숙영소 쌀공급 보장까지 해야 한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가가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주민의 쌀을 걷어서 답사숙영소를 운영하나’라고 항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국가에서 내려온 공급물자를 숙영소 간부들이나 해당 간부들이 꿀꺽(착복)했을 수 있다’며 ‘간부들이 저지른 비행을 백성들이 뒤처리하는 격’이라며 비난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일부 주부들은 집을 떠난 아이들이 고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쌀독을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올해가 ‘광복의 천리길’ 답사행군이 시작된 이후 40주년이 되는 해여서 특별히 답사행군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면서 “정주년에 실시되는 이번 광복의 천리길 행사이기 때문에 도 당국은 성대하게 치를 것을 강조했지만 식량 공급 능력에 맞지 않게 많은 학생들을 동원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지금은 이전과 3대 장군(김일성·김정숙·김정일) 우상화를 위해서 실시되는 각종 행사에 동원되는 아이들의 식량을 일반 주민들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돈이 있는 학생이어야 이런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학생들 속에서는 답사나 견학 등을 못가면 축에 빠진다(소외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돈을 내고라도 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광복의 천리길’은 김일성이 14살 때인 1925년 1월 22일 아버지 김형직이 일본경찰에게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국이 광복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결심에 고향 평양 만경대에서 중국 안도현 팔도구까지 14일 동안 천리(400km)길을 걸었다는 데서 유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