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지원 없어도 8월 초까지 지탱”

우리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대국민 여론조사 실시, 전문연구기관을 통한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해법찾기에 나서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 “지금은 북한에 긴급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의 전개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선(先)요청 후(後)지원’ 원칙과 ‘긴급상황이 아니다’는 판단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을 나서지 않고 있는 정부는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 국민 여론 추이, 북한의 실제 식량사정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의 대남 비방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결정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 의지를 거듭 밝혀왔던 이명박 대통령도 20일 “북한은 과거 (대남) 비난을 해서 덕본 습관이 있는 듯한데, 비난을 하고 얻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정부는 북한의 대남 비난 강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대남 전략에 의미 있는 변화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국민적 합의’를 대북정책의 원칙으로 강조한 정부는 현재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마쳐 하루 이틀 사이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언론,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한 여론 동향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통일부가 수일 전 여론조사기관 1곳에 식량 지원 타당성, 규모, 방법 등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를 의뢰했다”며 “하루 이틀 사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북한 주민의 식량사정에 대한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할 경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정확한 식량사정을 파악하려는 움직임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올해 필요한 식량물량은 약 540만t으로, 이 가운데 정부가 추산하는 북한의 올해 식량 확보량은 자체 생산량 401만t에 중국 등으로부터 이미 도입한 20만t 등 총 421만t에 그쳐 현 시점에서 약 120여 만t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지난 3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을 300만t에 그쳤다고 추계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해외주재관들이 주재국 관계자들에게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이 403만2천t 정도로 올해 120만t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검증이 필요하며 북한 식량사정에 대한 사실확인작업 차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를 근거로 북한이 지난해 곡물 생산량과 작년 11월 이후 외부 도입량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8월 초순까지는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다음 달부터 12개월에 걸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식량 50만t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올해 생산된 북한의 하곡(夏穀) 생산량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경우 북한이 지탱할 수 있는 기간은 더 연장된다는 것이 정부 측 판단이다.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9일 ▲북한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이를 검토해서 직접 지원하고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되거나 ▲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식량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