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위기 속 평양은 `새단장 활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져 대량아사 발생이 임박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평양 거리는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고 최근 방북하고 돌아온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평양을 방문했던 한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식량난 분위기는 평양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평양시내 도로를 아스팔트로 새로 포장하는 등 도시 정비사업이 예전보다 더 활발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부터 이집트 오라스콤사와 함께 1990년대 경제난으로 공사를 중단해 흉물처럼 남아있던 류경호텔의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실제로 류경호텔 공사 한창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또 “평양거리에 차량도 늘어난 것 같고, 도로 포장도 국제표준에 맞게 표지판을 만들어 정리하고 있었으며 고층건물 공사도 곳곳에서 목격했다”면서 평양만 봐서는 경제사정이 호전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북한의 경협 당국자도 민간교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북 안내를 맡은 북한 당국자가 국제 곡물가 상승을 걱정하면서도 미국과 지원 합의가 이뤄져 식량이 들어온다는 얘기를 먼저 해줬다”고 덧붙였다.

지난 12~15일 18개국 220여개 업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는 제11차 봄철 국제상품전람회도 평양거리에 활기를 보탠 것으로 보인다.

민간교류 사업 협의차 최근 방북했던 다른 민간단체 관계자는 “평양 공항이나 거리에서 그렇게 많은 외국인을 보니 이색적이었다”면서 “시내 호텔이나 식당에서 북한 관계자와 외국인이 상담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들어왔는데, 정말 북한이 미국과 관계나 대외관계에서 해빙무드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시내를 차로 이동할 때 공사구간이 많아 도로 통제가 잦았지만 사진 촬영을 특별히 통제하지 않고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평양 시민들의 표정도 밝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달초 북미간 의학교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한 한국계 의사는 “사람들이 굶는데 도로포장하고 건물 치장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양을 포함한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며, 북한 당국이 식량난속 민심 다잡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21일 북한 소식지 최근호에서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에서 농민들이 농장에서 정신을 잃거나 사망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면서 “각 지역 당국에서는 농민들이 오랜 굶주림으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1호 보고’로 회보, 국가적 차원에서 얼마간의 식량을 분배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전했다.

1호 보고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까지 올라가는 보고다.

이 소식지는 협동농장 간부라는 이의 말을 인용해 “강물에 돌 던진 격으로, 아무리 1호 보고를 올려도 중앙당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은 그 대신 미국의 50만t 식량지원 소식을 각 도당에 ‘내각 지시문’으로 전달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6월 말까지 지방마다 다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 “미국의 식량 지원 소식을 널리 선전해 민심을 하루빨리 안착하라” 등의 지시를 연달아 내려보내고 있다고 소식지는 주장했다.

‘좋은벗들’은 20일 소식지에선 황해북도 사리원의 간부라는 사람이 “얼마 전 당 자금을 풀어서 도시는 잠시나마 숨통을 텄지만 농촌은 계속 죽고 있다”면서 “벌써 농촌에서는 길거리에서 죽는 사람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게 지금 농촌 지역의 현상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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