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대란 가시화 조짐…”돈있어도 양식 못구해”

북한의 식량대란이 가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국제사회의 식량원조가 중단된 가운데 중국마저 올해부터 식량수출 제한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북한에서 돈이 있어도 식량을 수입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선양의 한 중국인 대북무역업자는 최근 북한의 사업 파트너로부터 2천t의 식량을 구매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는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사업 파트너로부터 ‘얼마를 줘도 좋으니 무조건 식량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중국에서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제3국을 통해서도 식량수입이 가능한지 타진해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시장에서는 양식을 구할 수 있지만 당국의 시장단속으로 가격까지 크게 올라 주민들은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나오는 배급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이 때문에 배급용 식량을 확보하느라 각 무역회사들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선양의 또 다른 대북무역업자는 “북한의 한 무역회사로부터 얼마 전 옥수수 1만t 식량구입 의뢰를 받고는 베이징(北京)까지 건너가 백방으로 방법을 수소문해봤지만 결국 수출허가를 받아내지 못하고 단념했다”고 귀띔했다.

단둥(丹東)의 한 대북무역회사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북한으로 식량을 수출한 실적이 단 1건도 없다”며 “현재로서는 식량수출이 언제부터 재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이 올해 초 북한에 대해 5만t의 옥수수 수출쿼터를 할당했지만 이마저도 중앙의 무역회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지방 소재 무역회사에는 차례가 돌아가지 않아 지방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이들 무역회사는 중국 정부에서 이달 말 북한에 식량 수출쿼터를 추가로 할당할 것이라는 소문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식량밀수가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식량수출 제한조치 실시로 식량밀수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미리 예상하고 통관절차를 강화하는 등 밀수단속에 주력하고 있지만 북중 국경지역을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소규모 식량밀수까지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와 관련, “정상적인 식량수출이 막히면서 압록강 하구지역에서 소형선박을 이용해 수t 정도의 식량을 북한으로 실어나르는 밀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 정부가 아직까지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식량원조를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핵신고 문제가 원만히 풀리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국제사회의 식량원조가 개시돼 북한의 식량대란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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