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난 때문에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

미국 일간지 LA타임스(LAT)가 식량 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현지모습을 취재한 르뽀 기사를 2일 보도했다.

신문은 2일자(현지시각) ‘북한의 자립은 굶주림을 숨길 수 없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난의 행군 기간 만큼은 아니지만 나날이 악화되는 식량난이 주민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갔다”고 전했다.

신문은 “우중충한 회색빛 도시에서 유일하게 도색된 분홍색 김정일화(花) 온실 앞으로 맨발의 소년이 터벅터벅 걸어간다”며 “계속되는 식량난으로 만성적인 무기력증에 빠진 북한의 모습이 김정일의 우상화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한 “길가에는 사람들이 먹을 만한 잡초를 찾아 풀밭을 뒤지고 있었고, 9살짜리 소년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헤진 군용 자켓을 입고 있었다. 소년은 신발이 없었다”고 묘사했다.

이어 신문은 “공중목욕탕 앞마당에는 평일 아침 10시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낡은 옷을 걸친 사람들이 힘없이 누워 있었다”며 “실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출퇴근시간에 길가에 서서 멍하니 이따금 지나가는 차량을 쳐다볼 뿐이다”고 북한의 일상을 전했다.

신문은 현지 구호단체 관계자들을 인용, 유아사망률의 증가와 신생아 체중 감소 등 식량난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단백질 결핍성 영양실조가 늘어나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이 375가구를 상대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의 대상가구가 풀뿌리를 식량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재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미국 국제구호기관 머시 코의 낸시 린드보그 회장은 “현 상황이 1990년대 중반의 대기근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상당히 심각한 식량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의 식량사정 불안으로 인해 사회 전체에 “집단적 무기력증”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식량사전 악화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여전히 시장을 통한 식량거래를 탄압하면서 올해 식량생산이 좋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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