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상설시장에서 상인들이 격일제로 물건을 팔 수 있는 (판)매대 2부제를 재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대를 두 상인이 이용하면서 한 사람이 월수금을 사용하면, 나머지는 화목토에 물건을 파는 방식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혜산시 인민위원회가 상설 시장 외에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장사꾼들 때문에 골치를 앓으면서 이들을 시장 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2부제를 다시 시작했다”며 “골목에서 장사하던 장사꾼들도 돈을 내면 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목 장사에 대한 단속은 더 강화된다.
소식통은 “매대 사용은 격일로 돌아가면서 하는데 일요일은 원래 주인이 결정한다”면서 “매대를 가지고 있는 장사꾼들은 왜 우리가 절반밖에 장사를 못하느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시장 관리소에서 강제로 실시하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도 지금처럼 장마당 2부제를 실시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시장관리소로부터 전달됐지만 얼마 안 가서 다시 본래대로 장사했다”며 “위에서(중앙당)지시가 내려오니까 이제는 강력하게 실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마당 2부제 실시는 장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2부제 실시는 시장 밖에서 장사를 금지하고 시장 내부로 상인들을 밀어 넣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강하다. 매대를 나눠쓴다고 해도 양측 모두 장사는 일주일에 절반밖에 하지 못한다.
시장 밖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은 단속반을 피해야 하지만 주택가 근처에서 단골 손님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매대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골목 장사보다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올해 한국에 정착해 동대문구에 사는 탈북자 서옥란(42) 씨는 “지난해 장마당 2부제를 실시했을 때 당일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장사꾼이 보이지 않아 반나절을 헤매기도 했다”면서 “결국 장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TV나 선풍기 같은 가전제품을 비롯한 고급 제품 매대는 원주인 외에 매대를 사용할 장사꾼이 거의 없다. 대신 생필품이나 먹거리 장사 같은 영세상인이 2부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