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원 안팎으로 거래되던 북한 시장의 쌀값이 최근 40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이달 초부터 혜산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식량 가격이 최근 들어 더 하락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혜산시장에서는 쌀이 4200원(이하 1kg당), 옥수수는 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일 쌀 5300원, 옥수수 2300원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해볼 때 각각 20.8%, 8.7% 떨어진 셈이다.
수도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등 대도시에서도 쌀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기준 평양에서 4900원에 판매되던 쌀값은 최근 4500원으로 떨어졌고, 신의주의 쌀값 역시 4900원에서 4550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두 지역 모두에서 옥수수 가격은 변동 없이 19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양강도 혜산의 쌀 가격이 평양, 신의주보다 더 싸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혜산 쌀값은 평양, 신의주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왔으나 현재는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최근 함경남도 북청에서 혜산으로 대형 꼰떼나(컨테이너 트럭)들이 식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면서 “그 식량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혜산의 식량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함경남도 북청에서는 쌀 1kg 가격이 3800에 거래되는 등 3000원대로 떨어진 상태이며, 옥수수도 다른 지역보다 다소 저렴한 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식량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는 가을걷이가 꼽힌다. 10월과 11월 추수철에 돈이 필요한 농민들이 식량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소식통은 “식량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부 주민들과 돈주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며 “다만 대량으로 식량을 구매하는 것은 정부가 단속하고 있어 다소 조심스럽게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내년 식량 부족 사태를 예견한 주민들이 식량을 사들이고 있는 만큼 식량 가격은 조만간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