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의 미디어 기기 구매 열풍이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일명 ‘손전화’라고 불리는 휴대전화가 시장에서 가장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요즘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미디어) 기기 1순위는 손전화”라며 “메모리(USB)나 MP4 등 다른 기기들은 국가에서 판매를 단속하기도 하는데, 손전화는 판매를 통제하지 않아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80만 명이었던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015년 320만 명, 2016년 360만 명으로, 매년 30~40만 명씩 증가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북한의 손전화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휴대전화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통의 전언에 미뤄, 북한 내 휴대전화 보급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 소식통은 본보에 “손전화는 요즘 시기에 인기 추세로 나가고 있는 기기”라며 “중국 돈 1000위안(한화 약 16만원)에서 5000위안(약 81만원) 사이로 가격이 다양한데, 최근에 나온 아리랑171이 가장 비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연령층에 관계없이 돈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손전화를 살 수 있다”며 “대체로 20대부터 가지고 있고, 돈 있는 가정집에서는 중학생이 손전화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 현재 노트텔과 USB, MP3 및 MP4 등의 미디어 기기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순위가 손전화라면, 2순위는 노트텔, 3순위는 메모리, 그 다음으로는 MP3나 MP4″라며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젊은층이 특히 이런 미디어 기기들을 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노트텔은 종류에 따라 50~100달러(약 5~11만 원), 16기가짜리 USB는 10달러, MP3는 7~10달러 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등 국외 영상물 유포에 주로 활용되는 USB의 경우에는 당국의 판매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당국의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USB 등 소형 장치는 여전히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기기는 어떤 것이든 다 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무리 통제를 하여도 시장에서는 내놓고 팔지는 못하나 구매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 중에는 돈으로 단속원들을 매수해 단속을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에서 당국의 엄격한 단속과 처벌에도 한국산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물이 USB나 SD카드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과거 북한 주민들의 콘텐츠 향유 수단이었던 CD를 대체해 USB와 SD카드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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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양강도 소식통은 “지금은 알판(CD)을 보지 않고 메모리나 G카드(SD카드)를 이용해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본다”며 “대체로 간수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세대들이 메모리와 G카드로 불법영상을 숨겨놓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