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경제 확산‥中보다 蘇경험 유사”

북한의 시장경제는 과거로 회귀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중국보다는 옛 소련의 경험과 유사하다고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시아정책연구센터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가 주장했다.

1977년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래 30년간 한반도 문제를 다뤄온 톨로라야 박사는 최근 북한의 평양과 남포를 비공식 방문하고 돌아와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한 ’북한의 현재: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라는 글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3일 전했다.

톨로라야 박사는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크게 확산되면서 일반 주민들 뿐만 아니라 엘리트층까지도 시장경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미 당과 군, 지방 정부기관들이 무역회사들을 운영하고 있고 이제는 중국과의 국경 무역상들 이외에도 건설과 같은 대규모 사업에 관여하는 실제적인 경영 관리자들도 출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방북 중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광범위한 규모의 신경제 현상에 큰 인상을 받았고, 이런 현상들은 북한의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 직후 북한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와는 판이한 변화”라며 “옛 소련의 1970년대와 1980년대 상황과 놀랄만큼 유사한 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련에서 통제경제의 붕괴과정을 지켜봤던 그는 특히 “북한의 현재 상황은 중국보다는 소련의 경험과 유사하다”며 “중국의 경우는 정부가 일단의 경제조치를 단행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었지만 소련의 경우는 민중이 주도가 된 시장개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붕괴) 당시 소련에는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암시장이 생겨나고 있었다”며 “소련 지도부가 불법 활동을 점차 합법화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북한도 소련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톨로라야 박사는 현재 북한에 “과거로 회귀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 경제가 확산됐고 그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고 진단하면서도 “북한이 진정한 시장 경제개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안보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압력과 고립 전술로 인한 새로운 대결 양상은 결국 북한내 강경파들로 하여금 개혁을 중단하고 ’사회주의 원칙에서의 이탈’을 불허하도록 하는 새로운 동기로 작용해 결국 북한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미국의 강경파들의 북한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 새 정부 역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현실은 자칫 자생적으로 발전해 온 북한 시장 경제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톨로라야 박사는 아울러 “북한 정권이 이미 일부 경제 분야에 중앙 통제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시장활동의 확산을 제한하려고 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며 “북한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인내와 균형있는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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