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료채취 승인하면 ‘영변’만 검증”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영변내 모든 핵시설에 대한 시료 채취을 허용한다면 영변에 국한된 검증안 수용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미국의 정통한 외교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북 검증 협상의 핵심은 북한이 영변내 모든 핵시설에 대한 시료채취(sampling)를 허용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하고 “북한이 시료 채취에 동의한다면 부시 행정부도 영변에 국한한 검증안의 수용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에 제시했던 검증 의정서 초안에는 시료 채취와 관련, 영변 5MW 흑연감속로는 물론 구소련이 제공한 연구용 원자로의 알루미늄, 그리고 모든 핵물질과 핵폐기물 등 구체적인 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이 전문가는 이와 관련, “영변 핵시설내 2~3개의 핵폐기물 저장소는 북한이 재처리한 핵물질 증거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반드시 시료채취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북한이 핵폐기물 저장소를 포함 영변 핵시설에서의 시료 채취를 허용할 경우 나머지 검증은 서로가 체면을 살리는 선에서 절충하면 되지만 북한이 시료 채취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검증 합의안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북한은 지난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내 핵폐기물 저장시설에 대한 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한 전례가 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미국에 건네준 1만8천쪽에 달하는 영변 원자로 운영일지를 보면 일부 기간이 누락돼 있고, 미국은 이 기간 중 북한이 추가로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한 뒤, “때문에 미국은 영변내 모든 핵시설에 대한 시료 채취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교 전문가는 이어 “부시 행정부가 설령 플루토늄에 국한한 시료채취만 확보하더라도 IAEA가 내걸고 있는 ‘국제적인 기준’(international standards)에는 여전히 부합한다”며 “미국내 일부에서는 검증안에 북한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 대목은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도 조사할 수 있는 기준이 없고, 따라서 현 단계에서 농축 우라늄 협상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에 대해 “북측은 힐 차관보에게 오히려 역제의를 했을 가능성이 짙다”며 “북측은 영변내 모든 핵시설에 대한 시료 채취를 허용하되 핵폐기물 저장소 등 일부 시설을 예외로 한다든가 또는 시료 채취를 허용하더라도 시료 분석은 북한 실험실에서 하도록 한다는 식의 역제의를 내놓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방송은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에 국한해 검증하되 다음 단계에서 핵무기와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핵확산 모두를 포함하는 검증에 북한이 협력한다‘는 단계적 분리 검증안을 북측에 제시했다”는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전했다.

한편 방송은 워싱턴의 또 다른 외교 전문가의 말을 인용, “현재 미북간에 검증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고, 10월말 러시아로부터 중유 공급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핵재처리 재가동 같은 도발적인 행동을 10월중 시행에 옮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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