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련도 웃으며”…내부 다독이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언론매체들이 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주민들에게 시련과 난관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낙관적으로 살 것을 강조하는 등 최근 내부 통제와 동시에 주민 ’다독이기’라는 양면 대응에 나섰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습”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는 점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달 29일 “겉으로는 번쩍거려도 안으로는 부패할 대로 부패한 것이 바로 황금만능의 자본주의 사회”라며 “제국주의자들에 대한 환상과 공포는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달 22, 23일 잇따라 ’제국주의자들의 자유, 민주주의 타령에 각성을 높여야 한다’, ’부르죠아(부르주아)사상 문화는 위험한 독소’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제국주의자들이 사회주의 나라들을 내부로부터 와해 변질”시키려 한다면서 부르주아 사상.문화가 침습하지 못하도록 “모기장을 단단히 칠 것”을 촉구했다.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박림수 대좌(대령)는 지난달 30일 남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북한을 비난하는 ’삐라(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와 함께 현재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가운데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때처럼 낙관주의로 시련과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을 독려하는 논조의 글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노동신문은 1일 ’언제나 웃으며 승리하리’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에서 경제상황이 피폐했던 10년전 ’고난의 행군’시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구호를 제시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지금은 우리가 고생을 하고 있지만 반드시 웃으며 잘살 날이 올 것이며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지나온 날을 돌이켜보게 될 것이다”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정론은 “우리의 정신력이 얼마나 강한가를 검열하려는 듯 시련과 난관은 의연히 우리 앞에 있다”고 현재의 어려움을 실토하고 “스스로 택한 이 길, 머리를 추켜들고 떳떳이 웃으며 나서야 할 이 길에 발걸음 맞추지 못한다면 강성대국의 공민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7일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30년전 제시했던 ’우리 식대로 살아 나가자!’는 구호를 새삼 거론하면서 “번영과 행복의 길이 자기 식을 고수하고 살리는 데 있다면, 온갖 불행과 재난은 남의 식을 따르는 데서부터 온다”고 강조, 개혁.개방을 배척했다.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도 크게 강화되는 추세이다.

북한의 대내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2일 평양시 각급 당조직이 “일꾼과 근로자들을 집단주의 정신으로 튼튼히 무장시키기 위한 학습과 강연, 해설 담화, 예술 선동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평양시 평천부재공장에서는 새 세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계급교양관 참관, 목격자.체험자들과의 이야기 모임, 복수결의 모임 등을 통해 “사회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닌 계급의 전위투사들”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지난달 15일 북한 소식지(126호)를 통해 “식량난이 심각한 와중에 사상교양은 더 강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주민들의 표현대로라면, 전국 어디서든 눈만 뜨면 눈 감을 때까지 사상교양으로 정신이 없다”고 북한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달, 2000년대 들어 한달 기간으로는 가장 많은 횟수인 20차례 걸쳐 군부대와 산업시설을 시찰하는 등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인 공개활동을 벌여 주목됐다.

그는 군부대 시찰 틈틈이 강원도에 이어 함경남.북도 산업시설을 집중 시찰했다.

이런 행보는 김 위원장이 ‘선군정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민 생활과 경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선전으로 “인민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체제 결속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수해가 닥친 8월 초.중순까지 함경남.북도 산업시설을 집중 방문한 시찰활동을 “삼복철 강행군”으로 규정하고 이를 “광명의 강행군, 꽃피는 낙원의 강행군”으로 평가하는 등 대대적으로 선전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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