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슈퍼노트 지금도 유통…현장 재확인














▲ 29일 외환은행 위폐식별 담당자가 데일리NK가 의뢰한 100달러 지폐를 슈퍼노트로 판명하고 있다 ⓒ데일리NK
미국의 추가 대북 금융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에도 북한산 초정밀 위조달러 슈퍼노트가 북한 내외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는 최근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월에 이어 재차 북한 정권기관 무역사업소 업자에게 슈퍼노트를 직접 구입해보기로 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등 정권기관들은 북-중 변경지대에 직접 무역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조선족 사업가 조춘호(가명·38) 씨에게 위폐 구입 가능여부를 타진했다. 그는 “이쪽에서 사겠다는 연락을 먼저 할 경우 그쪽(조선인민무력부 후방총국 무역업자 지칭)에서 몇 가지 체크를 한다”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틀 후 개발구(開發區)에 있는 조씨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조씨는 “(슈퍼노트를)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샘플을 달라고 했다”면서 “평소 무역거래를 하니까 믿고 그쪽에서 (위폐를) 건네줬다. 요새도 그쪽에서 생산된 위폐는 상태가 좋아(정밀해) 70달러 이하로는 값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씨는 “다량 구매를 원하면 (그쪽과) 연결을 시켜주겠다”면서 “끝물이니까 사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조씨가 ‘끝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오는 2007년부터 미국이 새로운 100달러 지폐를 발행할 계획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단둥에서 입수한 슈퍼노트를 28일 국내로 들여와 다음날 외환은행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도 외환은행은 이 지폐를 최신 2003년산 슈퍼노트로 판명했다. 위폐를 감식한 외환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도 이러한 슈퍼노트가 5~6건 정도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발행된 2001년형 위조달러는 일련번호가 ‘C’로 시작됐지만, 2003년형 초정밀 위폐는 ‘D’로 시작한다”며 “이 위조달러는 최근 가장 많이 유통되는 슈퍼노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새로운 100달러 화폐가 발행될 예정이어서 슈퍼노트가 대량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NK는 올해 1월 초 북한산 슈퍼노트를 중국 단둥(丹東)에서 직접 구입해 외환은행에서 위폐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내 최고의 위폐감식 전문가인 외환은행 서태석 부장은 “가장 최근에 발행된 슈퍼노트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이후 북한은 대외적으로 위폐제조는 ‘사실무근’이라며 잡아떼왔다. 지난 3월 미-북 뉴욕접촉에서는 상당한 책임을 인정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북미간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까지 했으나, 이후 양국간 진전된 협의는 없었다.

이달 2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에 대해 “화폐위조와 돈세척(돈세탁)과 같은 불법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완벽하게 마련돼 있다”면서 “우리는 화폐위조국도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는 미국 때문에 위조화폐 제조와 그 유통의 피해자로 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NK 취재결과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며, 정권기관 무역사업소를 통해 여전히 위폐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데일리NK는 심지어 북한 내부에서도 슈퍼노트가 시가 70달러 가치로 현금처럼 유통되고 있는 사실도 확인한 바 있다.(데일리NK 7월 31일 “위조달러, 北시장에 ‘공용화폐’로 유통” 보도)

최근 북한 위폐 유통 중간 경유지로 베트남이 이용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위조달러 대외 유통이 막힐 경우 이곳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현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노트 유통가격도 전혀 하락하지 않았다.

한편, 김승규 국정원장은 28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미국 수사 당국으로부터 위조지폐 밀매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재판 과정에서 초정밀 위조 달러(슈퍼노트)를 북한에서 제조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단둥(丹東) = 권정현 특파원 kjh@dailynk.com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 25일 중국 단둥에서 입수한 북한산 슈퍼노트의 일련번호는 DB20563913 A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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