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천시 여성들 이제 자전거 타도 된다고?

▲ 평북 의주군 소재 한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북한 여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순천시에서는 이제부터 여성들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그럼 이전에는 북한에서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지 못했나?”라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역적 상황에 따라 단속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이를 단속하는 보안원(경찰)이나 규찰대에게 발각되면 처벌을 받습니다. 단속된 사람은 2, 3 만원의 벌금을 보안소에 내야 자전거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북한 가정집에서 재산목록 1호에 해당합니다. 특히 별다른 운송 수단이 없는 조건에서 장사하는 여성들에게 자전거는 가족의 밥줄이나 다름없습니다. 쌀 1kg이 없어서 강냉이죽을 먹는 마당에 자전거를 단속 당하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자전거 때문에 정말 한 여성이 강물에 몸을 던진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평남 순천시는 지난해 ‘돌두령 사건’(박기독이라는 인물이 순천시 당과 기업소 책임비서 등과 모의해 공장 기계 설비를 중국에 내다 팔다 적발돼 공개처형된 사건) 이후 당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간부들까지 대부분 교체됐습니다.

순천시 보안서장도 북창군 보안서장으로 새로 교체됐습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보안서장이 3월 초부터 지역 기강을 잡겠다면서 정식 보안원도 부족해 민간 규찰대까지 대거 동원해 사사건건 단속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는 행위도 포함됐습니다. 자전거 단속 지시가 떨어지자 규찰대가 눈에 불을 켜고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단속은 벌금 액수가 커서 뒷돈도 두둑이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중순 경이었습니다. 순천시 장마당에서 옥수수 5kg을 사서 자전거를 타고 집이 있는 은산군 천성구로 돌아오던 30대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현직 교사로 남편은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영예군인이었습니다.

옥수수 가격이 좀 싸다는 소문에 순천시까지 가서 옥수수를 사오던 참이었습니다. 옥수수 5~6kg를 자전거로 운송해 오는 길이었는데 순천시 련포동 대동강 다리에서 규찰대와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단속에 걸리자 이 여성은 ‘순천시 사정을 잘 몰랐으니 한 번만 봐달라’며 하소연을 했지만 규찰대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한 시간이 넘게 손이 닳도록 빌었지만 사정을 들어주지 앉자 “자전거를 돌려주지 않으면 대동강 강물에 빠져 죽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설마 빠져 죽겠냐고 생각한 규찰대가 자전거를 압수해가자 이 여성은 그 자리에서 대동강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순천시나 은산군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분했다고 합니다. 특히나 여자가 살고 있는 은산군에서는 ‘순천시 규찰대 놈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돌았고, 여성이 몸을 던진 다리를 담당하던 분주소(파출소) 소장 집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고 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중앙당까지 보고가 올라갔습니다.

주민들 민심이 너무 격앙되자 중앙당에서 두 달만에 ‘해당 규찰대원들을 지방으로 쫓아 내보내고 순천시와 인근 여성들에게 자전거를 허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가난한 여교사를 죽음까지 몰고 간 후에야 이 지역 여성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된 것입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중국 단둥(丹東)입니다. 여기서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전거를 애용합니다. 비가 내려도 우산을 들거나 우의를 입고 자전거를 탈 정도입니다.

이곳에서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탈 자유마저도 없어 강물에 몸을 던진 북한 여성이 있다고 말하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