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복구 지원 ‘김父子 우상화’ 시설에만 집중

지난 몇 주간 이어진 집중 호우로 한반도 전역에 대규모 인적,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남한에서는 서울,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 북한에서는 황해남도와 평안남도, 강원도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북한 내 피해 상황에 대해 ▲수십명의 사망자와 부상자·행불자 발생 ▲전국 2천900여동 살림집 파괴(황해남도 2,200여동) ▲ 주민 8천여명 가설물 생활 등으로 집계했다. 이 외에도 7만8천ha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과 북한 모두 이번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복구 대책이나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한에서는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에 군과 정부 기관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복구 대책을 수립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피해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도 진행한다. 특히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에서도 수해 복구 현장에 군인, 대학생, 주민들이 동원된다. 그러나 군인들과 대학생들의 지원은 대부분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연관된 시설이나 선전물이나 정권기관(당, 행정, 근로단체)에 집중될 뿐 일반 주민들의 피해지역에 동원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또한 북한의 경우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장비는 물론 긴급하게 지원해야 할 식량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교통시설마저 열악해 수재민들이 당장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도 어렵다.


다만 수해가 나면 이웃들끼리 도움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피해 지역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한정될 뿐이다. 북한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 주는 법적인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다. 때문에 산사태로 목숨을 잃거나 재산 피해가 발생해도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전혀 없다.


대표적으로 양강도 백암군에 위치한 10월18일 종합농장 본장의 사례를 들 수 있다.


1980년대 말 ‘만정보개간지’로 정해져 만 정보의 땅을 개간한 이 농장은 토양의 70%정도가 모래로 되어 있기 때문에 비가 조금만 와도 물난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2007년 8월 양쪽 산골짜기에서 내린 물이 옥천강 기슭에 위치하고 있던 본장마을의 집들을 순식간에 덮쳐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잠을 자다 난리를 당한 주민들은 무작정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러나 집까지 떠내려 갈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 식량을 가지고 나오려다 물에 휩쓸려 간 것이다.


부모를 잃고 혼자 남은 6살 여자아이는 눈앞의 현실이 믿어지지 않은 듯 “우리 아빠, 우리엄마 언제오나요?”라고 물어 주변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주민들은 한순간에 이웃과 보금자리를 잃기는 했지만 물에 떠내려 간 시체를 찾을 생각도 못했다. 마을 자체가 골짜기 안에 위치해 있는데다 도로와 다리가 모두 파괴돼 이동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들은 당장 먹을 것을 구해야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망 신고를 할 경황조차 없었다. 설사 신고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굳이 피해 상황을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주변 이웃들도 스스로 피해 복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옆 집 사람이 사망한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기도 했다. 폭우가 지나간 뒤에는 산비탈에 일궈 놓은 밭을 정리하느라 이웃의 아픔을 나눌 여유도 없다.


지금도 만정보 종합농장 본장의 골짜기에는 그때 산사태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봉우리가 남아있다. 사람들은 그 곳을 지나 뙈기밭으로 향할 때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웃을 떠올리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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