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곳곳에서 송악소주로 인한 피해 사건이 발생하면서 당국이 판매를 단속하고 강연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양 내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 고위간부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전국적으로 송악소주의 위험성에 대해 주민 강연을 벌이고, 소주도 보이는 즉시 전량 수거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국적으로 떨쳐나가면서 (단속)하는 데는 송악소주를 마시다 피해 본 평양 고위간부의 자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소식통은 “조선(북한)에서는 전이나 지금이나 소주에 메탄올을 섞어 파는 장사치들이 허다해 사람이 죽거나 다쳐도 크게 단속하거나 극형에 처하지 않았는데 이번 건은 좀 다르다”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간부의 자녀가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당국이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본보는 평안북도, 양강도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개성의 특산주인 송악소주를 마시고 사망하거나 다치는 주민들이 나타났으며, 피해가 커지자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사건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양강도 소식통은 문제가 된 송악소주에서 공업용 알코올인 메탄올 성분이 검출돼, 북한 당국이 소위 ‘가짜’ 송악소주의 정확한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메탄올을 섞은 술을 팔거나,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는 이전에도 많았다는 게 탈북민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북한 당국이 사건의 원인과 가짜 술의 출처를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별나게 대처하는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던 가운데, 평양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핵심 권력자의 아들이 메탄올 섞인 가짜 송악소주를 마시고 변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해온 것이다.
소문의 주인공인 핵심 권력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실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조용원으로, 그는 지난 10일 열린 당 중앙위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및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보선되는 등 직급 상승이 확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용원의 아들이 친구와 함께 메탄올이 든 가짜 송악소주를 마셨는데, 아들과 친구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가 최근 평양 내부에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실제 평소와 다른 강도 높은 검열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의 실세인 조용원의 자녀가 피해를 입은 만큼 당국도 사건을 얼렁뚱땅 넘길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송악소주를 제작하는 개성송도식료공장에 중앙 검열단이 급파됐고, 공장 지배인은 최근 평양에 불려가 문책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며 “그 외에 개성에서 술을 제조하고 있는 다른 공장이나 개인들도 집중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