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형·경량화 목표에 동시다발 핵실험할 것”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경량화를 목표로 3차 핵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핵실험과 관련한 언급에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1,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발사 성공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기술을 과시한 북한으로선 핵탄두를 장착한 ICBM 기술능력 확보를 위한 실험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한꺼번에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3차 핵실험을) 할 것 같다”면서 “소형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이며 이는 위험 단계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을 소형화(탄두화)시키는 실험은 핵분열 반응에 대한 성공 여부(임계량 실험)→소형·경량화를 해도 임계점에 도달하는지 여부→미사일에 핵탄두 장착 등 3단계로 진행된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결국 두 번째 단계 실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탄두의 소형·경량화는 ‘고폭화약(HE:High Explosives)’을 어떻게 가공하고, 배치하는지 따라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고폭화약의 가공과 배치가 곧 탄두의 부피와 무게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고폭화약의 종류는 100여 가지가 넘기 때문에 이를 다루기 위한 기술이 축적돼야 소형·경량화된 탄두에서 원하는 폭발력을 얻어낼 수 있다. 따라서 고폭화약의 활용, 배치 기법 등을 습득하기 위해 핵실험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불어 핵물질을 제거한 실내 고폭화약 실험도 병행해야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북한이 동시다발적인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핵실험을 동시에 여러 차례 실험해야 많은 데이터 확보할 수 있고, 비용과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조건에서 동시에 실험하는 것은 그만큼 핵을 소형·경량화하는데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용이하다.  


핵 전문가인 국제외교안보포럼의 신성택 박사는 데일리NK에 “북한은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해 자꾸 핵실험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과거 미국은 수백 번 관련 실험을 벌였고, 인도나 파키스탄도 10여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는 1974년 5월 핵실험을 시행한 이후 1998년 5월 11일과 13일 핵실험을 다섯 차례 연이어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도 같은 달 28일에 여섯 차례에 걸친 지하 핵실험을 시행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핵탄두 장착 미사일 실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선 3차 핵실험은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 실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핵융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낮고, 관련 시설도 없다는 지적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수소 폭탄은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인데, 자연계에 없는 트리튬(3중수소, 방사성동위원소로 핵융합 재료)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북한에는 트리튬을 얻을 수 있는 중수형 원자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트리튬과 관련 요소들을 고온·고압 상태로 만들어 융합하게 만드는 기술을 획득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